기업가치 목표 절반 이하로 낮춰
조달 규모도 5000억원 정도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뉴욕 증시 상장이 임박했다. 미중간 갈등 양상이 고조되면서 2년만에 처음 성사되는 중국 기업의 대형 IPO(기업공개)며, 최근 전기차 산업에 대한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는 지커가 뉴욕증시 IPO를 통해 최대 3억6750만달러(약 5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4일 보도했다. 지커는 1주당 가격을 18달러에서 21달러로 산정했으며, 상장 후 기업가치는 51억30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커의 이 같은 IPO 목표는 이 회사가 이전까지 받던 가치평가에 비하면 크게 겸손해진 것이다. 지커는 지난해 2월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130억달러의 가치평가를 받았다. 당시와 비교하면 1년여만에 기업에 대한 눈높이가 절반가량 떨어졌다. 

지커의 뉴욕시장 상장 계획이 처음 공개됐던 작년에만 해도 회사측은 IPO를 통해 1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까지도 조달 규모는 5억달러가 목표였다. 

IPO에 대한 지커의 기대가 갈수록 낮아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아직 미중간 무역 갈등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다. 지난 2020년 미국이 HFCAA(외국회사문책법)을 시행하면서 알리바바 등 뉴욕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일부가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2022년 미중 양국이 합의하면서 증시 퇴출 위기는 모면했지만,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시각이 보수적으로 변했다. 

이 밖에 최근 전기차 산업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지커가 IPO 규모를 키울 수 없는 원인이다. 지커는 지난해 11만8700대의 전기차를 출하했고, 올해는 23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기차 산업 전반으로 경쟁이 격화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 및 양극재⋅음극재 기업들의 주가 역시 바닥을 기고 있다. 

이 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커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면 이 회사는 니오⋅샤오펑⋅리오토에 이어 네 번째로 미국에 상장되는 중국 전기차 기업이 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