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 여론 나빠 포기한 듯

중국 흑백 LCD 제조사 징순옵토일렉트로닉스(이하 징순옵토, Jingxun Optoelectronics)가 선전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IPO(기업공개) 절차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5억위안(약 923억원)을 신규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상장 절차를 종료함에 따라 당분간 IPO를 추진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징순옵토가 상장을 철회한 건, 이 회사 비즈니스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징순옵토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흑백 LCD는 계산기, 장난감 등에 쓰이는 단일 색상의 디스플레이다. 부가가치가 높지 않을 뿐더러, 관련 수요가 드라마틱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별로 없다. 

회사가 신규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컬러 LCD 역시나 매출 성장세를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이 시장은 BOE⋅CSOT⋅티안마 등 중국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산업이다. 이 시장에 징순옵토 규모의 신규업체가 진입해서 수익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게 투자자들 판단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회사 매출의 55%는 흑백 LCD 셀, 30%는 흑백 LCD 모듈에서 창출했다. 나머지 15%가 컬러 LCD다.

이 때문에 징순옵토의 증권신고서가 제출되자 사업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거나, 현재의 비즈니스 정보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징순옵토가 IPO 성공을 위해 증권신고서 정보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여론이 나빠지자 제값에 IPO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본 회사측이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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