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규모 명예퇴직 예정
전체 인력의 7% 줄어들 전망

중국 반도체⋅배터리 기업에 공장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며 성장한 일본 옴론이 지난 2002년 이후 첫 감원에 나선다. 중국의 양대 산업이 올해와 내년 단기 침체가 예상된데 따른 선제 구조조정이다. 

옴론은 오는 4~5월 중 국내외에서 200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전세계 옴론 직원이 2만8000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명예퇴직으로 약 7%의 인력 축소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고정비를 연간 300억엔(약 2600억원) 절감할 수 있다. 회사는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을 현 32.7%에서 30% 이내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이번 명예퇴직은 옴론이 지난 2002년 이후 22년만에 실시하는 것이다. 당시 옴론은 146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이 회사가 약 20여년만에 다시 명예퇴직 카드를 들고 나온 건 그동안 집중해 온 중국 반도체⋅배터리 분야 투자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쿄일렉트론⋅ASML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매출 비중은 40%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행정부 제재가 강화될 것을 예상한 중국 기업들이 사전 선주문을 넣어 두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는 기존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 탓에 실적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 분야 역시 작년부터 수요 성장세가 꺾이면서 투자 속도가 예년만 못하다. 

준타 츠지나가 옴론 대표는 이날 투자 설명회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옴론은 올해 3월 말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순이익이 98% 감소한 15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옴론은 중국 시장에서 힘을 빼는 대신 2000억엔을 들여 인수한 JMDC를 중심으로 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옴론의 혈압계 및 기타 의료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JMDC의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예방의료 기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