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여력은 여전한 ‘우려’

▲스테이지엑스 로고
▲스테이지엑스 로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제4 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컨소시엄에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초기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지만, 주파수 입찰 결과 막대한 낙찰 대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통사로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자금조달 문제부터 해소할 뚜렷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시선이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5세대(G) 이동통신 28㎓ 주파수 대역 5일차 경매를 마친 뒤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4301억원을 써내 경쟁사였던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 최저 경쟁 가격인 742억원에서 3559억원이나 오른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18년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기존 통신 3사의 28㎓ 대역 주파수 낙찰가보다 배 이상 많은 대금이다.

당초 3파전으로 시작된 이번 경매는 첫날 세종텔레콤의 포기 후 양자 대결 구도로 5일간 진행됐다. 이날도 예정된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 입찰 50라운드까지 모두 진행했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 입찰을 진행했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 2010년 시작된 정부의 제4이통사 탄생 노력이 8번째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주파수를 할당받은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 동안 전국 90곳의 핫스폿에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에 따라 이번에 할당받은 28㎓ 주파수 대역을 포함한 중저가 단말의 자체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두를 대상으로 '리얼(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카이스트(KAIST) ICT 연구센터와 함께 실증 과정을 진행하고, 연세의료원과 '리얼 5G 혁신 서비스' 환경을 구현하며, 주요 경기장·공연장과 협업해 K-콘텐츠에 적합한 통신 사업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국제공항 내에 5G 28㎓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빠른 통신 서비스를 내외국인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스테이지엑스의 포부와는 별개로 제4이통사로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변에서는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저지연 5G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이 있다. 통신 3사가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것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기존 통신 3사마저 포기한 주파수 대역으로 신규 사업자가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광범위한 통신 서비스를 당장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소요될 막대한 투자 자금 여력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3년간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대가로 2000억원 가까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여기다 3년차까지 5G 28㎓ 기지국 장비를 전국에 6000개 구축해야 한다. 적게는 1200억, 많게는 1800억원이 투자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는 할당을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1년 이내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면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취소되며 할당 대가는 반환하지 않는다.

결국 스테이지엑스는 우선적으로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야 하며, 이와 함께 얼마나 빠른 속도로 28㎓ 인프라를 구축해야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 여럭에 대해 주변의 의구심이 여전하지만 스테이지엑스 측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에는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 측이 자금 문제에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또한 신규 이통사업자에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과 세액 공제까지 약속한 상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스테이지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