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장비 대부분 미 행정부 제재 대상 제외
조달 차질 빚기 전에 미리 확보하자는 심산

CXMT 로고. /자료=CXMT
CXMT 로고. /자료=CXMT

중국 D램 제조사 CXMT(창신메모리)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용 설비 사전 확보에 나섰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일 보도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뒤, 이를 TSV(쓰루실리콘비아)를 통해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NPU(신경망처리장치) 등 AI(인공지능) 가속기에는 일반 GDDR 대비 대역폭이 큰 HBM을 붙여 연산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CXMT가 HBM 장비 사전 확보에 나선 건, 아직 이들 장비는 미 행정부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지난해까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는 주로 팹 공정, 그 중에서도 최선단 패터닝 기술에 집중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16/14nm 이하 로직칩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모든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다. CXMT 역시 이들 설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HBM은 팹 공정 보다는 후공정 기술에 더 가깝다.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을 뚫고, 그 안을 구리 도금으로 채우고, CMP(화학적기계연마)를 통해 평탄화 하는 과정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HBM 생산에 nm(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패터닝 기술이 동원되지는 않는다. HBM을 생산하는 설비들은 아직 미국 행정부 수출 통제 범위를 대부분 벗어나 있는 이유다. 

CXMT로서는 미국이 HBM용 장비마저 수출 통제 대상에 올리기 전에 서둘러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미국⋅일본 장비업체에 HBM 제조 및 테스트 설비를 주문하고, 일부는 반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HBM 설비는 식각 공정에 미국 램리서치, CMP 장비는 역시 미국 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일본 회사인 에바라가 주요 공급업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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