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Q 순손실 2.2억달러
미중 무역 분쟁 탓 행정부 감시 대상 올라

/사진=투심플
/사진=투심플

중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투심플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 

닛케이아시아는 투심플이 다음달 8일을 기해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다고 19일 보도했다. 투심플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발표에서 “회사의 가치와 유동성이 감소한 것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다”며 “상장 기업으로 남았을 때의 이익을 정당화 하기 어렵다”고 상장 폐지 배경을 밝혔다. 

투심플은 중국과 미국에 각각 본사를 둔 회사지만, 사실상 중국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 트럭용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주요 경영진 역시 대부분 중국 국적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9년 미중간 무역 갈등이 촉발된 이후 기술유출에 대한 미국 행정부 감시를 받아 왔고, 북미 시장에서 진행하던 기술 개발도 장벽에 막혔다. 

회사가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은 건 아니다. 독일 폴크스바겐 자회사 트라톤과 협력하며 주목받던 시기도 있다. 지난 2021년 4월에는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 가치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단숨에 10억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현재 이 회사 시가 총액은 9000만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회사 가치가 만 3년도 되지 않아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회사측은 나스닥 상장 폐지 후 중국 선전 시장 등에 상장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미중간 무역 갈등 때문에 이 회사가 상장 폐지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은 다소 섣부르다. 투심플은 특정 환경에서 ‘레벨4’에 이르는 자율주행 트럭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혀 왔지만 아직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종전 완성차 회사들도 기술적 문제 외에 규제 이슈(사고시 보험 문제 등) 탓에 ‘레벨3’ 자율주행조차 상용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도로에 실주행하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은 대부분이 ‘레벨2’, 높아봐야 ‘레벨2 +’ 정도다. 이처럼 상용화가 늦어지자 투심플의 실적은 고꾸라졌다. 지난해 1~9월 사이 매출은 31만달러에 불과했으며, 순손실은 2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한때 1000명이 넘는 임직원을 보유한 회사의 실적으로는 실망스런 수치다. 근래의 낮은 주가 수준은 이 같은 회사의 실적을 반영한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투심플이 나스닥 상장 폐지 이후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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