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규모 세트업체들 특허 침해 사전 차단 효과
서울반도체의 LED 에피⋅칩 전문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가 유럽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전면적인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자사 특허가 침해된 제품들을 유럽 내에 유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고유 특허가 침해됐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바이오시스, 유럽에서 잇따른 특허 소송
서울바이오시스는 독일 레이저컴포넌츠가 자사 UV(자외선) LED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럽통합특허법원에 제소했다. 제소 날짜는 이달 5일로 확인되며, 계쟁특허는 ‘자외선 발광장치(EP3404726)’다. 조명이나 LCD TV용 광원으로 쓰이는 LED와 달리, UV LED는 살균 기능이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산업용 경화장비에 사용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는 액체 상태의 재료를 소자 표면에 코팅한 후, 자외선을 이용해 경화시키는 공정이 많다. 원래 수은⋅메탈할로이드 광원을 이용한 광원이 경화장비 내에 많이 쓰였지만, 최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UV LED 광원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전제품 내에 UV LED 광원을 탑재하는 트렌드도 자리 잡고 있다. 냉장고 내부와 의류관리기⋅세탁기⋅식기세척기에 UV LED 광원을 설치하면, 본래 용도 외에 살균 효과를 더할 수 있다.
UV LED는 가시광선을 내는 기존 LED 대비 단파장 빛을 내며, 상대적으로 고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UV LED 패키징 부문 점유율 순위에서 서울바이오시스는 16.8%로 1위(2022년 기준)를 차지했다. 일본 니치아(9.7%)·아사히카세이(7.2%), 대만 나이트라이드(7.2%) 등과 약 2배 차이다.
서울바이오시스의 이번 소송은 UV LED 제조사가 아닌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그동안 서울바이오시스가 모회사 서울반도체와 공동으로 진행해 온 특허소송은 LED 생산업체와 이를 구매해 사용하는 대형 세트업체로 집중됐었는데, 최근에는 LED 유통업체로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 업체를 대상으로 한 특허 소송은 수많은 중소 세트 업체의 잠재적인 침해 가능성을 사전 차단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 10월에는 역시 유통업체인 독일 엑스퍼트 이커머스(Expert E-commerc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엑스퍼트 이커머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자외선 LED가 아닌 일반 LED와 관련된 침해 여부를 폭넓게 다툰다. 계쟁특허는 ‘발광다이오드(EP3223320, EP3926698)’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해에도 네덜란드 무역회사 FTHMM를 상대로 UV LED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1심 승소한 바 있다.
한 LED 특허 전문 변리사는 “UV LED는 가시광선 LED 대비 제한적인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지만 서울바이오시스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분야”라며 “특허 소송을 통해 경쟁사 신규 진입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