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열수축필름 특허 침해 주장
FENC, 세계 최대 PET 재활용 회사

SKC에서 분사된 산업용 필름 제조사 SK마이크로웍스가 미국서 FENC(Far Eastern New Century)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 화두인 재활용 PET(폴리에스터) 및 열수축필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PET 필름. /사진=piedmontplastics
PET 필름. /사진=piedmontplastics

 

SK마이크로웍스, 캘리포니아 법원에 FENC 제소

 

SK마이크로웍스는 지난 8일 대만 FENC가 자사 특허 7개를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제소했다. SK마이크로웍스가 침해를 주장한 특허는 ‘열수축 필름 및 이를 이용한 폴리에스테르 용기의 재생방법(US10800897), ‘폴리에스테르 용기의 재생방법 및 이로부터 제조된 재생된 폴리에스테르 칩(US10800898)’ 등이다. 나머지 5개 특허도 대부분 재활용 PET 및 열수축필름에 관한 사안이다. 

SK마이크로웍스는 FENC가 판매하는 ‘SHFTH20’, ‘SHFTH30’, ‘SHFTH40’ 등이 제조 과정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모두 FENC의 열수축필름 제품군이다. 

SK마이크로웍스는 SKC에서 분사되기 전부터 ‘에코라벨'을 친환경 열수축필름 제품군으로 공급해왔다. 음료수병⋅세제용기 등으로 쓰이는 PET를 재활용하자면 외부에 제품명이 인쇄된 열수축필름을 제거해야 하는 게 난제다. 열수축필름은 재활용되지 않기에 PET과 섞이면 PET 조각과 엉겨붙어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열수축필름이 제거되지 않은 PET는 재활용 라인에서 폐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ET 재활용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열수축필름이다.

에코라벨은 PET과 함께 재활용 가능한 게 특징이다. 따로 열수축필름 제거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PET 재활용률을 현저하게 높여준다.

SK마이크로웍스 SKC 필름사업부 시절, 미국 이스트만에 에코라벨 관련 특허를 라이선스하기도 했다. 이스트만은 물병⋅의료기기⋅가전⋅화장품 용기용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소재회사다. 

재활용 PET 팰릿. /사진=ppsolutions
재활용 PET 팰릿. /사진=ppsolutions

이번에 SK마이크로웍스가 소송을 제기한 FENC는 석유화학 업계에서 PET 재활용 기술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다. 세계적으로 폐기된 PET를 재활용해 새 PET를 의미 있는 규모로 생산하는 회사는 FENC와 태국 인도라마벤처스 2개 뿐이다. 이들 2개 회사의 재활용 PET 생산량은 각각 연간 18만톤⋅23만톤씩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버진 PET(재활용하지 않은 새 PET)’ 생산량은 연간 200만톤⋅400만톤에 달한다. 아직 전체 PET 생산량 대비 재활용 비중은 한자릿수에 그치는 셈이다. 최근 각국의 환경규제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활용 PET 생산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 PET 음료수병에 재활용 소재를 25% 포함시키는 것을 의무화했고, 미국은 같은 기간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의무 함량을 25%로 정했다. 이 비율은 오는 2030년 각각 30%, 50%까지 강화될 예정이다.

이처럼 재활용 PET 사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율 자체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 열수축필름 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 소재업계 전문가는 “국내서도 롯데케미칼이 울산 공장에 재활용 PET 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특허 분쟁도 한층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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