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동일 라인에서 원통형 캔 직납
협력사 대상 입찰, 최근 업체 선정 마친듯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에 캔 제조사가 ‘인하우스' 방식으로 동반 입주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캔 재고 확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캔 업체는 고객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다. 

원통형 배터리 캔. /사진=LT정밀
원통형 배터리 캔. /사진=LT정밀

 

LG엔솔, 캔 협력사 대상 입찰 마쳐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 양산에 들어가는 애리조나 공장에 원통형 캔 제조사를 동반 입주시키기 위해 지난 3분기부터 입찰을 진행했다. 최근 어느 협력사를 입주사로 선정할 지 내부 의사결정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캔 공급망은 LT정밀(옛 희성정밀)⋅동원시스템즈⋅일광캔테크, 그리고 중국 회사인 커다리 등으로 구성된다. 물량 기준으로 1강(LT정밀)⋅1중(동원시스템즈)⋅2약(일광캔테크⋅커다리) 순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각 협력사가 자체 공장에서 제조한 캔을 국내외 배터리 셀 라인으로 공급받고 있다. 애리조나 공장에 캔 업체가 동반 입주하면, 같은 라인 안에서 곧장 원통형 캔을 공급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따로 캔 재고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협력사는 안정적인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다. 캔 제작라인과 배터리 셀 라인이 구분되지 않아 물류 흐름도 끊기지 않는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4개 협력사 중 LT정밀이 동반입주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본다. LT정밀은 LG그룹 방계 회사인 희성그룹에서 2019년 LT그룹이 계열분리되며 같이 떨어져 나왔다. LT정밀의 대주주인 구본식 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구본식 LT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

그동안 LG그룹 방계 회사들이 LG 전자계열사에서 파생되는 일감을 주축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LT정밀이 애리조나 공장에 동반 입주하지 않겠냐고 추정하는 셈이다. 앞서 희성전자 역시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등에 함께 진출해 LCD용 BLU(백라이트유닛) 등 모듈 부품을 현지에서 직납한 바 있다. 동일 라인에서 인하우스 공급하는 건 아니지만 LT소재(옛 희성소재)는 현재 LG디스플레이 OLED 라인에 녹색 호스트와 녹색 프라임 재료를 공급한다. 

LT정밀 외에 또 다른 협력사인 일광캔테크는 규모면에서 LT정밀과 경쟁할 수준이 못되고, 커다리는 중국에서 제법 큰 규모의 회사지만 CATL이 메인 고객사다. CATL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 현지에 동반 진출하기에는 기술유출 등 여러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커다리 역시 현지 LG에너지솔루션 물량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존 거래량과 투자 여력 등을 감안하면 LT정밀과 동원시스템즈 양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배터리 업계는 그간의 관례상 LT정밀이 낙점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향후 투자 단계를 거듭하면서 동원시스템즈가 일부 섹션을 나눠 들어갈 수는 있으나 첫 번째 동반입주 업체는 LT정밀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에는 총 7조2000억원이 투자되며 원통형 라인에 4조2000억원,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라인에 3조원이 투입된다. 원통형 라인은 2025년, LFP 라인은 2026년 양산 예정이다. 따라서 올해 중 원통형 캔 협력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에는 현지 진출 준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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