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투안, 월 1000만원 수준 임금 제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 늘자
'흥멍OS'로 '탈 안드로이드' 성공에 베팅
화웨이가 5G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수급 문제를 해결하자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흥멍(하모니)OS’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넷이즈⋅메이투안⋅투타오⋅딩톡이 온라인 채용 사이트를 통해 흥멍OS용 인력 영입을 시작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넷이즈는 인터넷 포털, 메이투안은 쇼핑 플랫폼이다. 투타오는 뉴스 서비스, 딩톡은 모바일 채팅 플랫폼 제공사다.
메이투안은 흥멍OS 인프라 엔지니어를 뽑기 위해 4만~6만위안(약 725만~1088만원)의 월급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도 IT 개발 인력들 인건비는 높은 편인데, 이 정도면 그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고 제일재경은 설명했다. 동일한 경력을 가진 다른 개발자의 평균 인건비는 월 1만7537위안이다. 딩톡은 흥멍OS 앱 개발자 인건비로 1만5000~3만위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이 이처럼 흥멍OS 전문인력 유치에 나선건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복귀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화웨이가 SMIC와의 합작을 통해 AP 수급 문제를 해결한 것 처럼, ‘탈 안드로이드' 역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화웨이가 생산한 스마트폰은 지난 2019년 미국 제재가 시작된 이후 구글 안드로이드OS가 빠진 채 출시된다. 이에 자체 개발한 흥멍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구동하는데, 지난 4년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연 3000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흥멍OS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그러나 내년에 화웨이가 최소 7000만대, 조기에 1억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견되자 흥멍OS 생태계도 확장될 것으로 점치는 것이다.
특히 흥멍OS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화웨이가 출시하는 가전제품과 최근 화웨이가 완성차 회사들과 합작해 내놓은 커넥티드카와도 연동된다. 흥멍OS가 이미 4세대 버전까지 출시됐고,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흥멍OS의 부흥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중국 내에서는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와 함께 있는 있는 경쟁을 할 수 있다.
모바일 OS라는 플랫폼에 올라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흥멍OS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건 자연스럽다.
온라인 채용서비스 관계자는 제일재경에 “최근 흥멍OS 관련 인력들의 평균 연봉이 30~50% 정도 오를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