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품질 및 수율 기대 못미쳐
브리티시볼트 파산, AMTE는 자금난

노스볼트 연구실 내부. /사진=노스볼트
노스볼트 연구실 내부. /사진=노스볼트

유럽이 아시아 의존도 탈피를 위해 착수한 배터리 자급 프로젝트들이 자본과 기술 부재 탓에 좌절을 맛보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3일 노스볼트 고객사 관계자를 인용해 노스볼트의 배터리 생산 품질과 수율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추가 투자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노스볼트는 전직 테슬라 임원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지난 2021년 스웨덴 북부에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3~2025년 사이 40GWh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늘려야 하지만, 이는 실현되기 힘들 전망이다. 노스볼트의 스웨덴 공장 생산능력은 여전히 20GWh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노스볼트가 주목받았던 건 순수하게 유럽 자본을 통해 건설되는 배터리 자급 프로젝트여서다. 이미 폴란드⋅헝가리에는 수많은 배터리 생산라인들이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유럽 자본이 아닌 한국⋅중국 기업들이 자체 자본과 기술로 구축한 공장이다. 진정한 의미의 유럽산 배터리라고 보기 힘들다.

탈 아시아를 외치며 배터리 자급을 추진했다가 좌절된 유럽 프로젝트들은 노스볼트 외에도 즐비하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영국 배터리 회사 AMTE 파워는 지난 10년간 단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차례 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해왔다. 지난 9월에 210만파운드(약 34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을 정도로 자금이 말라 있다. 

또 다른 영국 배터리 회사인 브리티시볼트 역시 ‘기가팩토리(기가와트급 배터리 생산라인)’ 설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밝힌 바 있으나 1월 파산했다. 업계는 AMTE 파워 역시 브리티시볼트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설사 배터리 생산 라인을 안정화 시킨다고 해도 유럽이 아시아, 정확하게는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니켈 등 EU(유럽연합)이 지정한 배터리용 주요 소재 34개 중 11개를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들이 변심하는 순간 유럽 내 배터리 생산라인들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 9월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계획을 재조정했는데, 이는 역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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