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대비 5월에 두 배로 증가

EUV 노광장비 내부. /자료=ASML
EUV 노광장비 내부. /자료=ASML

반도체 장비 수입액이 갈수록 줄고 있는 중국이 네덜란드산 장비 수입액은 5월 들어 반등했다고 디지타임스가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7월을 전후로 새로운 대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5월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13억6000만달러(약 1조7800억원)로,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월 수입액은 15억7000만달러였다. 

그러나 5월 네덜란드로부터의 장비 수입액은 3억8300만달러로, 전월 1억5000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상무부 제재를 앞두고 단기에 구매량을 늘렸던 선례는 적지 않다.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는 지난 2020년 미국 발 반도체 제재가 시작되기 직전 다량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퀄컴 및 미디어텍에 발주한 바 있다.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해 미국 상무부에서 새로운 제재를 내놓기 전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다. 제재가 시작되면 미국⋅일본 등 주요국으로부터 장비를 구매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미리 장비를 선점한 것이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는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ASML로 하여금 중국으로의 장비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안을 이르면 이번주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간파하고 지난 5월 장비 수입을 크게 늘렸을 것이라는 게 디지타임스의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장비는 발주부터 제작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5월 입고 설비들은 늦어도 작년 연말쯤 발주났던 물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이 이번에 새로운 규제안을 예상해 수입을 늘렸다기 보다는 지난해 연말을 전후로 신규 발주를 늘렸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자료=중국 세관
/자료=중국 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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