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C "6~7월 패널 주문, 작년의 두 배"...천만대 넘을 듯
최근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서 이례적
"판매량 호조 전망 시그널은 아냐"

애플이 6~7월 생산하는 ‘아이폰15’ 시리즈용 OLED 패널 초도물량을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게 잡았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는 아이폰 역시 판매량 증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애플이 지난해 겪었던 초기 물량 확보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생산량을 늘리는 것으로 파악한다. 

(사진 왼쪽부터) 아이폰14 프로맥스, 프로, 플러스. /사진=애플
(사진 왼쪽부터) 아이폰14 프로맥스, 프로, 플러스. /사진=애플

 

아이폰15, 6~7월 생산량 100% 증대

 

시장조사업체 DSCC는 애플이 아이폰15용 패널 출하를 6월 시작했으며, 6~7월 출하량이 지난 ‘아이폰14’용 패널 대비 두 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매년 6월을 전후로 그 해 가을에 출시할 신모델 생산을 시작한다. 

지난해 6~7월 애플이 디스플레이 3사로부터 구매한 아이폰14 시리즈용 패널은 500만~600만대 수준이다. DSCC 추정대로라면 올해는 6~7월 물량으로만 1000만대 넘게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상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예상 밖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2억5000만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한때 15억대를 넘나들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12억대 이하로 내려앉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작년 2억3300만대의 아이폰을 팔며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한 애플 역시 올해는 판매량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 시리즈를 합쳐 2억2000만대 선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 브랜드들 중 충성도가 가장 높은 애플일지라도 소비자들 구매력이 약화된 올해는 어쩔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폭스콘 선전 생산공장 전경. 애플은 지난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 탓에 폐쇄되면서 초기 물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 /사진=폭스콘
폭스콘 선전 생산공장 전경. 애플은 지난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 탓에 폐쇄되면서 초기 물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 /사진=폭스콘

따라서 6~7월 아이폰15용 패널 출하량만 보고 올해 연간 출하량을 가늠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연간 판매량을 높게 추정한다기 보다는 지난해 겪었던 초기 물량 확보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는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 봉쇄 사태 탓에 공식 출시 후 물량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한때 아이폰14 프로 모델은 미국에서 주문 후 인도까지 40여일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코로나19 봉쇄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초기 물량 확보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는 있다. 

 

아이폰15, 3nm 도입되는 프로 모델에 방점

 

한편 아이폰15용 패널 출하 비율을 보면 올해 애플이 판매하고자 하는 모델별 비중도 가늠할 수 있다. DSCC는 6~7월 아이폰15의 프로 라인업(프로⋅프로맥스) 출하 비중이 5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 대비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반 라인업과 프로 라인업 간에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차별화 할 계획이다. 일반 모델과, 일반 모델에서 디스플레이 사이즈만 키운 ‘플러스’에는 A16 바이오닉을 탑재한다. 이에 비해 프로 라인업에는 A17 바이오닉 칩을 탑재할 계획이다. A16은 대만 TSMC의 5nm(나노미터) 공정(N4P), A17은 3nm 공정으로 생산된다. 

애플이 직접 설계하는 ‘애플실리콘’ 역사상 3nm 공정 기술이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프로 라인업이 속도가 빠르고 배터리 효율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와이파이6E’ 연결을 지원하며, 램 용량도 일반 모델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로맥스에는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폴디드줌(잠망경) 카메라도 탑재된다.

애플 A16. /사진=애플
애플 A16. /사진=애플

한 스마트폰 산업 전문가는 “이미 지난해 일반 모델 대비 비싼 프로 모델의 상품성이 높음을 확인했다”며 “프로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LG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이폰15용 패널은 프로 모델은 삼성⋅LG디스플레이가, 일반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BOE가 각각 생산을 담당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