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불구, 공격적 증설 투자
한화큐셀 등 경쟁사 압박 효과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남정 수상 태양광 발전소 모습. /사진=LS전선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남정 수상 태양광 발전소 모습. /사진=LS전선

최근 태양광 산업의 전반적인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중국 퉁웨이⋅룽기가 도합 230억위안(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증설을 단행한다고 이사이글로벌이 7일 보도했다. 퉁웨이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과 솔라셀 분야에서, 룽기는 웨이퍼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회사다. 선두권 회사가 증설 경쟁에 불을 붙임으로써 태양광 산업의 업황 반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퉁웨이는 이날 청두 지역에 105억위안을 투자해 솔라셀 생산설비를 확충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1단계로 내년 말까지 연산 25GW(기가와트)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한 뒤, 오는 2025년까지 20GW 설비를 더 들이기로 했다. 퉁웨이는 이번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고객사에게 더 저렴한 가격에 솔라셀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같은날 룽기 역시 시안 지역 내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 실리콘 로드(rod) 및 솔라셀 생산설비를 반입한다고 밝혔다. 총 투자규모는 125억위안이다. 실리콘 로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때 쓰는 원재료다. 

룽기도 두 단계에 걸쳐 설비를 확장한다. 1단계 투자를 통해 단결정 실리콘 로드 20GW 규모, 솔라셀 12GW 규모씩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2단계 투자는 솔라셀 생산능력만 같은 규모로 추가하는 게 골자다. 룽기는 필요할 경우 솔라셀 분야에 3단계 투자도 집행하기로 했다. 

태양광 산업의 바로미터인 폴리실리콘 단가를 보면 최근의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 1톤 당 30만위안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14만위안으로 급락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솔라셀-모듈로 이어지는 서플라이체인에 그 만큼 수요 대비 공급이 넘치는 것이다. 

이러한 업황에도 퉁웨이⋅룽기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는 건, ‘치킨게임’을 통해 경쟁사를 일부 정리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회사인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생산능력은 퉁웨이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탓에 한화솔루션은 추가 투자에 나설 여력도 없는 상태다. 

장치산업 특성상 선두 업체 자본투자에 따라가지 못하면 생산원가가 더 벌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후발주자의 사업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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