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침체
삼성전자, 내년 리지드 OLED 확대 적용 협상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되면서 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A2 생산라인 가동률이 40%대까지 주저 앉았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업황이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저가 모델은 더 크게 판매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상을 통해 내년도 리지드 OLED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 내년도 A2 라인 가동률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종류별 가동률 현황 및 전망. /자료=DSCC
디스플레이 종류별 가동률 현황 및 전망. /자료=DSCC

 

1Q는 30%대로 최저치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이번 분기 리지드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은 40%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지드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리지드 OLED 가동률은 곧 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 가동률로 등치된다. 

그나마 1분기에는 30%대까지 가동률이 빠졌다가 2분기에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기록이다. DSCC는 3분기는 되어야 A2 라인 가동률이 60%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리지드 OLED가 탑재되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상대적으로 경기침체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회색선) 및 매출 점유율(적색선).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회색선) 및 매출 점유율(적색선).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2억5200만 대 수준이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도매가격이 600달러(약 80만원)를 초과하는 스마트폰을 의미한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21%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조사됐으며, 1000달러(약 132만원)를 넘는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1년과 비교했을 때 38%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2% 역성장했는데, 프리미엄 모델을 제외한 제품군에서 출하 정체가 그만큼 극심했다는 뜻이다. 지난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리얼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1년 전보다 각각 41%와 52%씩 빠졌다. 판매량이 1년만에 반토막 난 것으로, 이는 두 회사가 중저가 라인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고가 라인업을 내놓은 삼성전자⋅비보는 판매량이 크게 줄지 않았고, 오포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고소득층 고객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다"면서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고가 스마트폰을 찾는 경향도 생겼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

 

삼성전자⋅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확대 협상

 

이처럼 A2 라인 가동률이 떨어지자 삼성전자 MX(스마트폰) 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리지드 OLED 탑재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저가 모델에 탑재되는 LCD 패널을 리지드 OLED로 전환하면 상품성을 높이고, A2 라인 가동률도 제고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한 해 출하하는 스마트폰을 2억7000만대로 가정하면, LCD 패널이 탑재된 비중은 절반을 약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 1억4000만대 정도가 LCD 패널 모델인 셈이다. 이 중에 중국에서 JDM(합작개발생산)하는 물량 7000만대 정도를 빼고, 나머지 7000만대분 내에서 리지드 OLED 적용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리지드 OLED를 탑재하면서 LTPS LCD 대비 BOM(부품원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삼성전자로서도 OLED 확대 적용 명분이 떨어진다. 특히 중국 패널 업체들은 플렉서블 OLED 가격을 1개당 20달러대로 낮출 만큼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A2 라인에서 생산하는 리지드 OLED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A2 라인은 이미 감가상각도 종료된 라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략적으로 리지드 OLED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내년 A2 라인 가동률은 삼성전자와의 협상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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