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업계 사상 첫 영업익 1위 등극 전망도

▲TSMC 본사 전경/TSMC 제공.
▲TSMC 본사 전경/TSMC 제공.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선두업체인 대만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역대급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순익 기록이다. 업계에서는 TSMC는 이같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 순수 파운드리 업체로는 처음 연간 기준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지난 14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이 5341억4000만 대만달러(약 23조4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3.5%, 전 분기 대비 8.8% 각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 달러로 환산하면 181억6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176억8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순이익은 2370억3000만 대만달러(10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전 분기 대비로는 16.9% 각각 늘어났다. 매출과 순익 모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총이익률은 9.1% 포인트 상승한 59.1%로, 26년 만에 최고치다. 또 영업이익률은 10% 포인트 증가한 49.1%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TSMC의 2분기 매출 증가율이 30%대 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의 실적은 지난 26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회사의 자본 지출의 일부는 2023년까지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칩 제조 장비의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소비자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까지 재고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블룸버그·닛케이 등 주요 외신은 TSMC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3용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서버용 첨단 반도체 출하량이 2분기에도 견고했던 것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시장 수급 불균형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도 TSMC 수익성 개선에 도움됐다.

분야별로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스마트폰이 각각 43%와 38%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 성장률로는 스마트폰은 3%에 그친 반면, 사물인터넷(IoT)과 차량용반도체가 각각 14%로 가장 높았고 HPC도 13%에 달했다.

또 매출 상당 부분은 5nm(나노미터, 1nm은 10억 분의 1m), 7nm 등 첨단 공정에서 나왔다. TSMC는 전체 웨이퍼 매출 중에서 5nm가 21%, 7nm가 3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사업은 고성능컴퓨팅(HPC)과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관련 수요에 의해 뒷받침됐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삼성전자에 이어 TSMC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며 “반도체 경기 둔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TSMC는 3분기 전망치로 매출 198억~206억달러와 매출총이익률(GPM) 58.5%, 영업이익률(OPM) 48%를 각각 제시했다. 이 또한 매출 186억달러, GMP 56%였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간값 기준으로 보면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 증가하는 셈이다.

TSMC는 또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 증가 전망치를 달러 기준 30%대 중반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는 26~29%였다. 웬델 황 CFO는 “3분기에 접어들면서 선도적인 5nm, 7nm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TSMC의 사업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웨이저자 CEO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TSMC의 기술 리더십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우리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며 “고객사의 수요는 계속 우리의 공급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지난 11일(현지시간) “TSMC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매 3분기마다 전분기에 비해 평균 16%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2011년 이후에는 한번도 3분기 매출이 2분기에 비해 줄어들지 않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닛케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올 하반기 시장 수요가 감소해 지금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닛케이는 “TSMC의 향후 과제는 그간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등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구매욕이 떨어져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TSMC는 장비 공급 지연 등을 이유로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앞서 제시했던 400억~440억달러의 하한선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오는 2023년까지 향후 몇 분기 동안 소비자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TSMC는 올해 순수 파운드리 업체로는 처음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연간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TSMC는 지난해 GPM 51.6%로, 55% 이상으로 추산되는 인텔에 근접했다. 올해는 인텔을 앞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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