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모션용… 버라이즌 5G FWA 지원

삼성전자가 내년 2월 ‘갤럭시S10’ 시리즈 중 한 모델로 5세대(5G) 뉴라디오(NR)를 지원하는 ‘갤럭시S10 5G’(가칭)를 내놓는다.

나머지 갤럭시S10 시리즈에는 5G 기능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직 단독형(NR) 규격이 상용화되기 전인데다 망조차 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소재·부품 개발도 아직 초기 단계다.

 

삼성, 미국 프로모션용 ‘갤럭시S10 5G’ 출시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9 플러스’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내년 2월 ‘갤럭시S10’ 제품군 중 한 모델로 ‘갤럭시S10 플러스 5G’를 내놓기로 했다. 프로젝트명은 ‘비욘드2 5G(Beyond2 5G)’다. 

‘갤럭시S10 5G’는 미국에만 출시되는 프로모션용으로, 버라이즌(Verison)이 5G 고정형(FWA)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만 5G를 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 ‘갤럭시S10’ 제품군은 5G를 지원하지 않는다. 

‘갤럭시S10 5G’에는 퀄컴의 5G 솔루션이 내장된다. 모뎀부터 무선통신(RF) 프론트엔드(RFFE), 안테나까지 포함이다. 안테나는 RFFE 모듈 패키지 위에 동박으로 그려진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5G 솔루션은 아직 미완이다. 

액세서리 팀에서 모뎀 및 RFFE 모듈, 안테나 등을 묶은 5G 솔루션을 내년 초 케이스에 실장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개할 계획이지만 시점상 ‘갤럭시S10’에 들어가긴 어렵다. 

 

당장 상용화될 것처럼 보이던 5G, 발목잡는 초고주파(㎜WAVE)

앞서 퀄컴은 내년 5G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중 1종 모델만 5G로 출시하기로 결정했고, LG전자 또한 검토만 했을 뿐 출시를 확정짓지 않았다.

이유는 주파수다. 5G NR은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20㎓ 이상 초고주파 대역을 모두 활용한다. 6㎓ 이하 대역은 시외곽에서, 초고주파 대역은 사람이 많고 복잡한 시내에서 쓰는 식이다.

이 중 초고주파 대역은 파장이 짧아 전송거리가 길수록, 장애물이 많을수록 감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때문에 기지국이 이전보다 촘촘히 깔려있어야하는데 아직 통신망은 물론 동글(Dongle) 같은 이동형 기지국 서비스도 시작되지 않았다.

오는 12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동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나 쓸 수 있는만큼 활용도는 높지 않다. 미국 버라이즌은 이달부터 5G FWA 서비스를 시작, 출시 이전에 사전 점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퀄컴의 5G 레퍼런스 스마트폰./퀄컴

관련 소재·부품 개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5G 주파수 대역은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과 차이가 커 RFFE 모듈이나 안테나,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중 RFFE 모듈은 별도로 넣어야하는데, 스마트폰 속 카메라나 디스플레이의 공간이 점점 커지고 있어 기존 스마트폰의 형태와 크기(Formfactor)를 유지하면서 부품을 추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퀄컴이 내놓은 5G 스마트폰의 두께가 9㎜로 기존 4G LTE 스마트폰보다 두꺼웠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이제 막 상용화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는건 제조사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며 “소재부품 생태계도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G 스마트폰, 보급은 언제?

새롭게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5G 기능이 담겨있는 시점은 언제가 될까.

 

▲ITU와 3GPP의 5G 로드맵. 아래가 3GPP, 위가 ITU다./3GPP

5G 국제 표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3GPP가 주도하고 있다. 3GPP가 5G 연구 및 기술보고서를 작성해 ITU에 넘겨주면, ITU가 이를 충족하기 위한 성능 요구 사항, 평가 기준, 방법을 개발해 완성하는 식이다. 

즉, 5G 스마트폰을 제조하려면 최종적으로 ITU의 성능 요구사항(Specification)이 나와야 한다.

두 기구의 로드맵대로라면 현재 ITU는 3GPP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Release 15’를 기반으로 이를 만들고 있다. 

ITU는 내년 개최되는 ‘2019 세계 무선통신 컨퍼런스(2019 WRC)’에서 정확한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고 3GPP가 내년 말까지 완성할 ‘Release 16’까지 반영, 2020년 10월 완성된 5G 규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2021년 초에나 5G 단독(SA)형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다. 물론 4G LTE가 상용화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3G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제공하던 이동통신 서비스를 중단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소재·부품 생태계도 2020년까지 5G 관련 로드맵을 짜놓고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며 “부품비용(BOM)을 감안하면 5G 스마트폰은 이번 삼성이 프로모션용으로 내놓은 것처럼 별도 출시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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