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체인증 신기술 도입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2년 가까이 연구개발을 진행했던 광학식 지문인식은 사실상 올해도 도입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반면, ‘인 디스플레이(In Display⋅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위한 또다른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이폰X’를 통해 처음 선보인 3D 안면인식 기술 역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올 가을 초음파 ‘인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도입



▲퀄컴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의 스마트폰에 장착한 초음파 방식의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퀄컴



삼성전자가 그동안 생체인식 기술로 매진했던 분야는 지문인식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4년 ‘갤럭시S5’부터 일관되게 유지했던 방식이다. 이후 3년 동안 삼성전자는 지문인식의 응답속도와 인식률을 개선하면서 스마트폰 생체인증의 대세로 지문인식이 자리 잡았다.


지문인식 기술이 스마트폰 ‘폼팩터’에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문인식은 그 특성상 손가락을 댈 수 있는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스마트폰 아래쪽 베젤 홈버튼에 센서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작년 출시된 ‘갤럭시S8’부터 스마트폰 전면을 꽉 채운 ‘풀 스크린’이 유행하면서 홈버튼이 사라졌다. 물론 터치센서를 심을 공간도 확보하지 못했다. 고육지책으로 사용자경험(UX)을 포기하고 센서를 스마트폰 뒤로 보냈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식 센서를 화면 안으로 숨기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미국 시냅틱스와 함께 진행했던 광학식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은 성공하지 못했다. 지문 인식률이 너무 떨어져 실제 상품에 적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뒤 방열판에 광학 센서(CMOS)를 심어 놓고, 손가락에 반사된 OLED 빛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지문을 인식하려 했다. 이는 빠르고 싸게 구현할 수 있지만,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는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 주변 빛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광학식을 사실상 포기하고 대안으로 마련한 기술은 초음파 방식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다. 초음파 방식 역시 OLED 화면 뒤에 초음파를 방출하면서 동시에 손가락에 맞고 반사된 초음파를 흡수할 수 있는 센서를 심어서 구현한다. 초음파는 광학식과 달리 주변 빛 환경에 민감하지 않아 인식률이 일정하다. 다만 광학식에 비하면 인식속도가 다소 느리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퀄컴, 중국 오필름 등과 초음파 방식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완성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광학식이 기술 구현이 까다로웠던 반면, 초음파 방식은 완성단계에 와 있다”며 “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할 건지에 대한 판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가을 출시할 ‘갤럭시노트9’에 처음으로 초음파 방식의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D 안면인식, 애플이 하면 우리도 한다”...이르면 2019년 가을 적용



지난해 가을 이후 초음파 방식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 도입으로 분위기를 굳혔던 삼성전자가 다시 고민에 빠진 건 애플이 지난해 처음 선보인 3D 안면인식 기술 때문이다. 


당초 지문인식 센서를 어떻게든 감추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아예 지문인식 기술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면인식이 지문인식에 비하면 사용자경험(UX)가 뛰어나고, 장차 증강현실(AR) 등에서 활용범위가 넓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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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센스가 개발한 엑스박스360용 동작인식 센서. 애플이 아이폰X에 선보인 3D 안면인식 센서의 원형에 속한다. . /프라임센스 제공



3D 안면인식 카메라를 장착하면, 굳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까지 더할 이유가 없다. 이번 가을에 삼성전자가 초음파 방식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채용하더라도 과도기 기술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국내외 부품 업체는 물론 장비 업체들과도 3D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는 빠르면 2019년 가을, 늦어도 2020년에는 3D 안면인식 기술을 갤럭시 시리즈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이르면 내년 초 모듈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가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3D 안면인식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도트프로젝터나 적외선 카메라 등을 하드웨어 적으로 구현하는데는 지금도 문제가 없다. 다만 애플이 지난 2013년부터 쌓아온 특허를 어떻게 회피하는지가 관건이다. 애플은 2013년 이스라엘 팹리스 업체인 프라임센스를 인수하면서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시 3D 안면인식 기술을 갤럭시에 도입한다는 방침은 서 있다”며 “다만 애플의 특허를 우회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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