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7일 공개할 전략 스마트폰 ‘V20’에 모바일 결제 시스템 ‘LG페이’가 탑재되지 않을 전망이다. LG페이는 한 장의 카드에 여러 카드 정보를 입력한 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화이트카드’ 방식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5일 LG전자 관계자는 “이달 V20 출시와 함께 LG페이를 론칭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며 “기회를 봐서 연말쯤 LG페이만 따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LG전자는 애플페이⋅삼성페이에 맞서 고유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앞세운 애플페이,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의 범용성을 앞세운 삼성페이와 차별화를 목적으로 화이트카드 방식을 고안했다.



▲트위터리안 에반 블라스가 공개한 V20 추정 이미지. /GSM아레나



화이트카드를 이용하면 결제는 물론 마일리지⋅포인트 적립까지 해결할 수 있고, 카드 외부에 액정화면과 버튼이 달려 있어 사용자가 여러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애플페이⋅삼성페이와 달리 실물 카드가 있어, 스마트폰이 꺼지더라도 결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결제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을 모바일 결제 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LG전자는 LG페이 론칭에 앞서 지난 7월 국립전파연구원에 ‘카드 전용 충전거치대’의 국내 전파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화이트카드 충전을 위한 주변기기(액세서리)로 추정된다.



LG전자는 당초 지난 3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출시와 함께 LG페이를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카드사 계약 미진 등 준비 부족 탓에 하반기로 출시를 미뤘다. 이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 출시와 동시에 LG페이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시 한 번 공개가 미뤄지게 됐다.


LG전자가 LG페이 출시에 뜸을 들이는 것은 불투명한 시장성 때문이다. 삼성페이가 출시 1년 만에 누적 결제금액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페이는 삼성카드라는 든든한 우군을 등에 업고 국내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LG페이는 지렛대로 삼을 카드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카드 결제 시장 2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모두 LG페이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 혹은 현대카드를 쓰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는 LG페이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G5는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참신한 시도를 했음에도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LG전자 MC사업본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폰 G5. 당초 LG페이는 G5 출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LG페이 출시를 1년 이상 끌어온 만큼 사업 자체를 백지화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카드사들의 사업 참여가 확정되지 않으면, 조기에 LG페이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V20는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V10’의 후속 스마트폰이다. 5.7인치 QHD LCD 디스플레이와 820프로세서 4기가바이트(GB) 램이 탑재될 예정이다.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7.0 ‘누가(nougat)’가 적용된다. 별도의 세컨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등 디자인은 전작인 V10과 유사하지만, 내부 부품 성능은 상반기 출시된 G5에 필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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