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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의 역습이다.’ 

 

재무 상황 악화로 흔들리던 샤프가 LG이노텍을 밀어내고 차기 아이폰 카메라모듈 물량을 사실상 독식하는 분위기다. 

 

올 초만 해도 차기 아이폰 카메라모듈 영업적인 면에서 LG이노텍은 샤프에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샤프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카메라모듈을 제안했고, 애플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LG이노텍과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은 후면 카메라모듈뿐 아니라 전면 카메라 공급망(SCM)도 재편할 움직임이다. 이제 글로벌 소재부품 업계는 애플의 향후 SCM 재편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팀쿡 애플 CEO가 큰 폭으로 후방 SCM을 흔드는 모습니다. 

 

프리미엄 매체 KIPOST가 애플의 향후 후방 SCM 재편 방향과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을 조명해봤다. 

 

 

위기의 샤프, 기술 혁신으로 애플을 사로잡다

 

 

애플이 오는 9월 출시할 아이폰7(가칭) 후면 카메라모듈 공급처에서 LG이노텍이 탈락했다. 통상 이 정도급 후방 재편은 제품 불량 사고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LG이노텍의 아이폰7 카메라모듈 공급 탈락건은 샤프의 기술 혁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샤프는 자국 렌즈 제조 업체에 투자한 바 있다. 이 업체가 개발한 독특한 구조의 렌즈를 차기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에 제안했고, 애플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알려진 대로 아이폰7에는 듀얼 카메라가 채택된다. 듀얼 카메라는 별도 액추에이터 없이 자동초점(AF)를 구현할 수 있고, 심도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제조하기 까다로워 품질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7에 채택할 듀얼 카메라는 LG전자가 G5에 적용한 제품보다 설계가 복잡하고 제조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새로운 듀얼 카메라로 애플을 공략했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7용 카메라모듈 물량을 몰아주기로 함에 따라 샤프는 히로시마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샤프에 전용라인 투자를 위해 자금을 지원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샤프가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투자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본 업계에서는 샤프가 대당 2달러 수준의 임가공비만 받고, 애플에 듀얼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대만 홍하이 그룹이 샤프를 인수하는 것도 이번 빅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홍하이 그룹 자회사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 주문자조립생산(OEM)을 담당하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샤프 경영진보다는 대만 홍하이 그룹을 컨트롤하기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다. 

 

홍하이 그룹으로서도 애플 관련 거래 규모를 키울 수 있어 ‘윈윈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차기 아이폰 전면 카메라 공급 체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만  ASE가 새로운 공급 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아이폰 전면 카메라는 코웰, 일본 소니 등이 담당해왔다. 

 

소니가 아이폰7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소니는 아이폰4S부터 CMOS이미지센서(CIS)를 공급해왔다.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반도체로 카메라 모듈 핵심 부품으로 손꼽힌다.

소니는 아이폰6부터 CIS뿐 아니라 전면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아이폰7에는 후면 듀얼 카메라모듈 공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샤프 변수는 LG이노텍뿐 아니라 소니 카메라모듈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애플...혁신과 가격 경쟁력 찾아 언제든 후방 재편 가능 

 

 

애플의 후방 산업 재편 움직임은 지난해 말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폰이 혁신의 절벽에 봉착하면서 판매량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애플로서는 새로운 기술 혁신을 제공할 업체와 가격 경쟁력이 충분한 업체에 물량을 몰아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사건은 아이폰7S 혹은 아이폰8부터 LCD 대신 플렉서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쓰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100억 달러 규모 AM OLED 전용라인 투자에 합의했다. 

 

올 들어 삼성디스플레이-애플 전용라인 투자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LG디스플레이는 사상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연간 6000만대 규모 아이폰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물량이 1~2년 안에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AM OLED 라인 투자에 나서면서 애플 아이폰 물량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이폰7부터 후면 카메라모듈 물량이 샤프로 몰리면서 LG그룹 전자 계열사들이 애플 SCM 재편 충격을 가장 크게 받는 분위기다. LG이노텍으로서는 아이폰7 후속 모델 물량을 잡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보강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 후방 공급망 재편은 향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협력사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기회로 활용했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는 위기가 됐다. 

 

애플이 차기 성장동력으로 전기차와 가상현실(VR)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유례 없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폴더블 AM OLED 관련 소재 기술을 보유한 덕산네오룩스, 빛으로 통신하는 라이파이(LiFi) 기술을 보유한 유양디앤유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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