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거점 마련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지난해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80만㎡ 크기의 부지를 확보한 데 이은 후속작업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 축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긴 데 이어, LG전자까지 거점 재조정에 들어감으로써 베트남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국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부품 관련 협력사들과도 동반 진출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하이퐁에는 OLED 모듈 공정(PCB 본딩) 시설을 중심으로 입주할 예정”이라며 “하이퐁에서 폭스콘 공장이 있는 중국 광저우까지 거리가 가까워 애플에 OLED를 공급하기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홍순국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장 진두지휘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 입니다.

▲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생산시설 /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스마트폰 생산시설 입주를 추진 중인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 공업도시다. 베트남 최대 규모 항구를 끼고 있고, 수도 하노이와도 가깝다. 약 120km 정도 떨어져 있어 차로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지난해 LG전자는 태국에 있던 TV 생산공장을 하이퐁으로 이전했으며,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투자해 종합 생산단지를 구축키로 했다.


LG전자는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장을 필두로 하이퐁 입지 조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실무는 정수화 상무와 김태형 상무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스마트폰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의사결정을 마무리했고, 내주 협력사에 관련 일정을 공유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차기 생산 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한 것은 최근 갈수록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베트남의 인건비는 아직 중국 대비 30~40%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는 인구 구조와 관련이 있다. 베트남은 인구(9300만)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일 정도로 평균 연령이 낮다. 인구 수도 많지만, 인구 구조도 노동집약적 산업에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시장으로서의 매력도 거의 없다”며 “중국 인건비가 계속 오른다면 중국 내 생산을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LGD, 애플향(向) OLED 모듈 베트남서 생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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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퐁 위치  

 

LG전자가 베트남에 새 스마트폰 거점을 마련키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도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옌타이에 월 2000만개의 LCD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당장 옌타이 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보다는 새롭게 추가되는 OLED 모듈 후공정을 베트남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LCD 모듈 후공정이 셀에 백라이트유닛(BLU)을 조립하는 과정이라면, OLED 모듈 후공정은 인쇄회로기판(PCB) 등 각종 부품을 접합(본딩)하는 것을 뜻한다.


애플이 이르면 2017년, 늦어도 2018년에 OLED를 아이폰에 적용할 예정이어서 LG디스플레이로서는 중소형 OLED 모듈 라인이 필요하다. 하이퐁은 폭스콘 공장이 있는 중국 광저우까지 배로 제품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오히려 중국 옌타이보다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관건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OLED 물량을 얼마나 가지고 올 수 있느냐다. 2017~2018년 애플은 월 2000만개 정도의 OLED를 수급할 전망인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소 1400만개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600만개를 LG디스플레이가 모두 수주한다면 베트남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일본 JDI가 예상 외로 큰 물량을 가져가거나,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비중을 더 높인다면, 베트남 공장 경쟁력을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월 1000만개 후공정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데 6~9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며 “LG디스플레이가 하이퐁에서 애플에 OLED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올 상반기 안에 베트남 진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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