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가성비 괴물이 된 배경에는 글로벌 기업 출신 인력이...

 

레이 쥔은 백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킹소프트 사장을 거쳐 엔젤 투자자로 활약하다가 샤오미를 창업했다. 공동 창업자 빈 린 사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거쳤다. 대부분 경영진이 구글・마이크로소프트・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 출신이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담당 수석 부사장을 맡았던 휴고 바라가 샤오미 해외시장 담당 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화웨이・ZTE・BYD 등 이름 들어봄직한 중국 기업에는 글로벌 기업 출신 인력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 출신들도 상당수 중국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엘피다 CEO 출신 반도체 전문가도 중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핵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거금도 아끼지 않는다. 중국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을 보유한 인력의 경우 종전 직장 연봉보다 5~10배까지 많이 지급하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 출신 인력들을 대거 수혈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을 축적했을 뿐 아니라 선진 경영 기법도 흡수했다. 주먹구구식으로 경영하던 중국 기업은 이미 흘러간 이야기에 불과하다. 

 

특히 제품 품질력을 강화하는 데는 한국 인력들의 역할이 컸다. 삼성・LG 등 한국 대기업들의 공정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BOE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하이디스 출신의 한국 인력 덕분이었다. 

 

최근에는 메모리 시장에 눈을 돌린 중국 기업들이 한국 인력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하이닉스 부활의 주역이었던 최진석 부사장도 중국 반도체 업체에서 공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을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핵심 주역들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제품 불량률이 크게 떨어지고, 성능이 개선된 배경에는 한국 인력들의 역할이 컸다는 게 정설이다. 

 

▲ 샤오미가 개발한 스마트 체중계 '미 스케일' / 샤오미 홈페이지


 

우리 기업이 가성비 괴물 중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고부가 시장을 선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범용화된 제품으로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다. 중국 기업들이 만들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 초기 고부가 시장을 선점하고 중국 기업이 추격해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수직 낸드 플래시 등이 대표적이다. 고부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하고 조직 내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 외부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범용화된 제품은 중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과감히 기술을 전수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경우 합작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고도 다른 계열사를 만들어 동일한 제품을 카피하는 사례가 많다. 판매 수량을 실제보다 훨씬 적게 책정해 로열티를 적게 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사업하는 중국 기업도 없진 않다. 중국 내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보하고, 믿을 만한 파트너를 늘려가는 방법 밖에 없다. 

 

삼성・LG 등 특정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폐쇄적인 공급망관리(SCM)도 없애야 한다. 

 

국내 소재・부품 협력사들의 체질이 약화된 것은 특정 대기업에 종속된 탓이다.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과도 거래를 터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최근 카메라모듈 엠씨넥스・수동칩 이노칩테크놀로지・디스플레이 장비 비아트론 등이 일부 업체들이 거래처 다변화 성공 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향후 이 같은 기업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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