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밸리’의 성공 여부는 삼성전자는 물론,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사업 성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밸리를 성공적으로 출시하지 못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AM OLED 사업이 애플에 의존적으로 끌려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대규모의 플렉서블 AM OLED를 수급할 예정이다.


 

밸리 성공해야 플렉서블 OLED 사업 성공


지금까지 삼성의 핵심 부품 사업은 충분한 인하우스(in house) 수요를 바탕으로 대형 고객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성공했다. 대표적인 게 LCD와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LCD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일본 소니 등 대형 TV 업체들과의 협상을 수월하게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VD 사업부가 LCD 생산량의 절반을 구매한 덕분에 LCD총괄(현 삼성디스플레이)은 가격 조정 측면에서 TV 업체에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다.


▲ 삼성전자 LCD총괄(현 삼성디스플레이)과 일본 소니가 공동 투자한 S-LCD 전경. /삼성전자 제공

 

VD사업부의 대량 구매가 없었더라면, 대형 고객사의 판가 인하 요구를 거절하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반도체 부문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도, 무선사업부라는 자체 수요처가 버티고 있었던 덕분이다. 


갤럭시S5까지 퀄컴 ‘스냅드래곤’에 의존해왔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6부터 시스템LSI가 생산한 엑시노스 AP를 적용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매 물량을 등에 업고 AP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중대형 배터리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라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소형 배터리 사업에서 무선사업부의 수요가 큰 덕분이다.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 부문의 현금 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덕분에 미국 테슬라, 독일 BMW⋅폴크스바겐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테슬라 모델S.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한다. /테슬라 홈페이지


 

프로젝트 밸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삼성 내부적으로 플렉서블 AM OLED 수요처를 가지면서 애플을 공략할 수 있다. 만약 플렉서블 AM OLED 내부 소화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애플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는 LG디스플레이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나 주고객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나빠지자 애플과의 가격 협상이 더욱 어려워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M OLED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라는 점에서 프로젝트 밸리의 성공은 더욱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밸리 판매량이 크지 않다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일개 부품 협력사 수준으로 취급될 것”이라며 “애플과의 관계 때문에라도 삼성은 프로젝트 밸리를 반드시 성공시키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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