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택했다. 본격적인 IoT 시대 개막에 앞서 이동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중화권 허브로 기능하는 싱가포르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애플과 경쟁하는 미국⋅유럽에서는 안드로이드 1위 업체이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밀려 점유율을 다소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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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IDC 제공

 

본격적인 IoT 시대 개막에 앞서 조기에 자사 인프라를 보급해 사용자를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싱텔(Singtel)과 ‘스마트 싱스 허브’ 활용 서비스 첫 선  

 

삼성전자는 다음달 싱가포르 1위 통신사업자 싱텔을 통해’ 스마트 싱스 허브(SmartThings Hub’를 판매한다. 구매자는 미국, 영국에서 스마트 싱스 허브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별도 온라인샵 등에서만 제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싱텔은 동남아 최대 통신사로 21개국에 진출해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다음으로 공략해야 하는 동남아 시장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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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텔의 홈 서비스 / 싱텔 제공

 

삼성의 허브를 비롯한 IoT 기기와 자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스마트 허브, 스마트워치 등 각종 IoT 기기를 한데 묶은 종합 홈 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고 헬스케어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 수집, 가공에 삼성 솔루션이 쓰이게 된다. 

 

싱가포르는 정부차원에서 IoT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은 세계 첫번째 ‘스마트국가(Smart Nation)’ 비전을 발표했다. 교통, 도시계획, 에너지, 의료 4개 분야 데이터를 국가가 수집하고 생활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5세대(5G) 이동통신도 2020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1년부터 국가전자건강기록(NEHR) 시스템 구축을 시작, 전국 보건의료 기관의 헬스케어 정보를 전자정보화 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IT 설계를 관장하는 건강관리부(MOH, Ministry of Health Holdings)도 설립했다.

 

최대 통신사인 싱텔이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기기간통신(M2M)용 심(SIM) 카드를 제공하고 있고, 스마트시티 솔루션 등도 발빠르게 도입했다. 싱텔이 진출한 국가는 21개로, 특정한 솔루션을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시키기도 유리하다. 

 

 

IoT 업계, 플랫폼 경쟁 시작


 

 

▲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스마트TV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싱텔이 손잡고 IoT허브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컨셉트로 제시됐던 스마트홈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 싱스 허브는 지그비(ZigBee)와 지웨이브(Z-wave)를 활용해 IoT기기, 센서와 연동되고 스마트폰과는 지그비나 이동통신망으로 이어진다. 시중에 나와 있는 블루투스 기기들은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각기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기기들을 IoT허브와 스마트폰이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는 통신망으로 전송돼 스마트싱스의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삼성이 IoT허브 생태계 구축에 드라이브를 건 이상 경쟁 업체들도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이 독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하는 등 단말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단말기 외에 서버단에서부터 플랫폼을 잡으려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팀을 두고 직접 설계에 나섰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iOS, 안드로이드OS에 최적화한 AP를 개발해 스마트폰 시장을 잡았던 것처럼 서버 운영 업체들 역시 각사가 내세우는 운영체제(OS)에 최적화한 하드웨어 기술을 습득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보다 거대한 규모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며 “이를 대비한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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