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신은 인간에게 10개의 훌륭한 스타일러스(손가락)를 주셨다’는 말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폄하했다.

 

애플 내부에서는 아이패드에 펜 인식 기술을 탑재한다면 보다 많은 활용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 같은 의견을 묵살하고 연구진들이 휴먼 인터페이스(HUI) 개선에 더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 애플 펜 / 애플 제공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은 이미 변했다. 

 

팀쿡이 이끄는 애플은 3.5인치 아이폰을 4인치·5.5인치 크기로 바꿨다. 아이패드도 9.7인치에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로 다변화시켰다. 조만간 12.2인치 대화면 아이패드도 출시한다.

 

애플이 부진에 빠진 아이패드 시리즈 부활을 위해 스타일러스 펜 탑재라는 파격을 시도한다.

 

그동안 스타일러스 펜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표하는 기능으로 인식돼 왔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따라 스타일러스 펜을 장착함에 따라 두 회사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애플은 최근 일본 펜 인식 솔루션 기업 와콤과 공급계약을 맺고 차기 아이패드에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하기로 했다.

 

와콤은 삼성전자와 독점 계약을 맺고 펜 인식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애플과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맺은 독점 계약 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스마트 기기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종이·칠판 등 어떤 지면에서도 활용 가능한 'iPEN' 등 20여개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커뮤니케이팅 스타일러스로 일반 종이에 글씨를 쓰면 펜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와 고주파(RF) 안테나가 스마트 기기로 전송한다. 펜 기울기에 따라 선의 옅고 짙음을 표현할 수 있는 등 기존 스타일러스 펜 솔루션보다 실제 필기하는 감각에 접근했다는 평가다.

 

우선 와콤의 자기유도 방식 솔루션을 아이패드에 채택하고, 향후에는 아이펜 솔루션을 주력으로 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펜 솔루션을 채택한 아이패드로 교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애플이 차기 아이패드에 채택한 와콤 펜 솔루션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스타일러스 펜에서 발생한 자기장을 디지타이저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디지타이저는 저수축성 PET필름 위에 메탈 소재를 코팅한 후 회로를 형성하는 순서로 만들어진다.

 

펜 기능을 탑재한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소재·부품 등 후방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저수축성 PET뿐 아니라 디지타이저·스타일러스 펜 등 주요 소재·부품은 일본 협력사가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국내 협력사 비중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 이미 디지타이저 물량 중 일부는 국내 협력사도 납품하기로 했다. 한화첨단소재가 PET 위 메탈 코팅을 담당하고, 인터플렉스가 이를 에칭해 디지타이저를 만든다. 인터플렉스는 주력 사업인 FPCB 수요 부진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애플 디지타이저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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