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소재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애플의 협력업체 승인을 받은 소재 벤처기업이 나왔다. 기존 레퍼런스도 없고, 일정 수준의 매출액 기준도 넘지 못하는 회사가 애플 공급망에 포함된 건 이례적이다.

 

이번달부터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전자파(EMI) 차폐 패키지 라인은 신공법이 도입된다. 올해까지는 물리기상증착(PVD) 기술 중 스퍼터링 방식을 거친 칩이 출고되지만 내년 모델부터는 스프레이 방식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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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7' 내부 부품. 은색 차폐재가 도포돼 있다. /ifixit 사이트 제공 


 

 스프레이 방식 EMI 차폐재 소재를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5억원이 채 되지 않는 국내 벤처기업 엔트리움이다. 한화케미칼, 한솔케미칼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다수 뛰어들어 연구개발(R&D)을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은 업체는 엔트리움이 유일하다.

 

 

나노 메탈 코팅 사업 전방위 확대

 

이 회사는 전도성 나노 입자 코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이방성전도필름(ACF)용 소재로 출발했지만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나노코팅 기술은 입자 크기, 코팅의 질 등 다방면 기술이 필요하다. 일단 직경이 나노미터(nm) 또는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인 입자를 생성 하는 데서 출발한다. 금속, 산화물, 폴리머 등으로 구성된 입자를 10nm~100μm 단위에서 구형, 선형, 다각형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내고, 각 입자마다 금(Ag), 은(Au), 니켈(Ni), 구리(Cu), 주석(Sn) 등 메탈 소재를 나노 입자에 코팅하는데, 코팅 두께는 1nm~5000nm 사이에서 조절한다. 코팅 후에 각 입자는 점성을 띠면서도 뭉치지 않아야 하는데, 반도체 바닥을 제외한 3면을 균일한 두께로 빈틈없이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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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페이스트 형성 과정. /엔트리움 홈페이지 제공


 

 엔트리움은 이 소재를 ‘실드 잇(Shield it)’ 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했다. 애플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이런 제조 과정을 거친 실버페이스트를 스프레이방식으로 도포한 반도체를 아이폰 시리즈에 적용할 계획이다.

 

나노 코팅 기술은 ACF, EMI 차폐뿐만 아니라 쓰임새가 다양하다. 반도체 패키지의 성능과 전도성을 검사하는 소켓 공정도 나노 페이스트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볼그리드어레이(BGA)나 플립칩(FC) 패키지는 입출력(I/O) 전극역할을 하는 솔더볼이 패키지 하단에 붙는데, 각 전극의 성능 검사 소켓은 기존 포고핀 방식에서 실리콘 등을 활용한 러버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러버 방식 소켓 내에 전극 접합부에는 나노 페이스트가 쓰인다. 엔트리움은 국내 테스트 소켓 업체에 이 소재를 공급 중이다. 

 

스마트폰 내 부품의 열을 신속하게 배출시켜주는 방열 페이스트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40억원내년에는 2 이상 성장 기대

 

최근 경기도 동탄에 월 100억원 규모의 전도성 페이스트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고객사로부터 공정 승인도 완료했다. 올해 매출액은 약 40억원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스프레이 차폐 공정을 구축하고 실제로 애플에 공급하는 건 하반기 이후로, 본격적인 매출 증대 효과는 내년 이후에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이 EMI 차폐를 전면 도입한 후 후발 업체들이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전체 시장은 1000억원대 이상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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