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디앤유는 오랜 업력에도 불구하고 웬만해선 주목받을 일이 드문 기업이다.  

 

 ▲유양디앤유 소개 자료. /유양디앤유 홈페이지 제공

 

모든 전자 기기에는 전원공급장치(PSU)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리 화려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LCD TV 전원공급장치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진출하면서 레드오션화됐다. 임가공비도 건지기 쉽지 않은 구조다.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전원공급장치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접었다. 

 

HD급이나 FHD급 TV에 쓰이는 전원공급장치는 10달러 내외 수준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술력 하나로 레드오션화된 전원공급장치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용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한 데다 스포츠 경기장용 특수 LED조명, 애플도 주목하는 차세대 통신기술 라이파이(LiFi), LED 식물공장 등 신사업이 잇따라 가시화된 덕분이다. 

 

올 들어 유양디앤유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유양디앤유가 어떻게 회사 구조를 탈바꿈시켰는지 향후 신규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프리미엄 매체 KIPOST가 집중 조명했다. 

 

 

TV 파워모듈이 저부가가치?...OLED는 다르다

 

유양디앤유는 치열한 전원공급장치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버텨왔다. 지난해부터 LG전자 프리미엄 TV용 전원공급장치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 특히 OLED TV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큰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유양디앤유는 LG전자 OLED TV용 전원공급장치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전력반도체(PMIC) 설계까지 가능할 정도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해온 덕분이다. 현재 국내 전원공급장치 업체 중 자체 설계 기술력을 보유한 곳은 유양디앤유 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LCD TV가 전압 제어 방식인 것에 반해 OLED TV는 전류제어다. 전원공급장치 설계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기존  고주파(RF) 모듈, 데이터 모듈, 스피커 모듈 등이 전원공급장치로 흡수됐다. 기존 전원공급장치 업체들은 설계 기술과 전문 인력이 없어 사실상 진입이 불가능하다. LG이노텍조차 2년 전부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전원공급장치 사업에 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다. 당장 OLED TV를 타깃으로 개발에 착수해도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올해까지 유양디앤유가 OLED TV 전원공급장치 시장을 독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OLED TV용 전원공급장치는 100~200달러 수준에 공급된다. 기존 LCD TV용 전원공급장치 대비 10~20배 수준의 가격이다. 부가가치도 상당하다. 

  

유양디앤유는 올해 OLED TV 및 프리미엄 LCD TV용 전원공급장치 사업으로 1300억~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 수급만 받쳐준다면 2000억원의 매출도 가능하다. 현재 UHD 이상급 LG디스플레이 OLED패널 생산 수율은 30~40%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내 70% 이상 수준까지 높아지면 LG전자 OLED TV 출하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덩달아 유양디앤유 전원공급장치 사업도 수혜를 보는 구조다.  

 

내년부터 LG전자 OLED TV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유양디앤유가 독점 공급하는 전원공급장치도 이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양디앤유는 이원화 업체에 공정 기술을 전수해주고 물량을 70% 이상 보장받는 식으로 LG전자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LED TV 전원공급장치는 적어도 향후 2~3년간은 유양디앤유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양디앤유가 개발한 LED 조명. /유양디앤유 제공

 

 

스포츠 경기장용 특수 LED조명 신규매출 본격화 

 

유양디앤유가 올해 신규 매출로 가장 기대하는 부문은 스포츠 경기용 LED조명이다. LED조명 시장이 레드오션화됐지만, 스포츠 경기용 LED조명은 부가가치가 높다. 시험인증 기간이 까다롭고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유양디앤유는 약 10년 전부터 LED조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상당한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해왔다. 지난 2~3년간 중국 업체 진출로 LED 조명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솔루션 기반으로 스포츠 경기장 등 특수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양디앤유가 생산하는 스포츠 경기용 LED 조명은 광학 성능이 뛰어나고 수명도 길다. LED조명은 이론적으로 수만 시간 동안 쓸 수 있지만, 실제로 파워모듈 성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LED 칩에서 발생하는 고열 탓에 파워모듈에 장착된 전자부품이 망가지는 탓이다. 

 

유양디앤유는 올 초 북미아이스하키연맹(NHL)으로부터 경기장용 LED조명 관련 승인을 받았다. 미국프로농구협회(NBA)와도 LED조명 관련 승인을 진행 중이다. 미국 내 스포츠 경기장용 LED조명은 GE, 오스람, 필립스 등 일부 기업만 공급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미국 스포츠 협회 차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은 유양디앤유가 유일하다. 

 

통상 미국 스포츠 구장은 겨울 시즌에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운영하고, 여름 시즌에는 농구장으로 쓴다. 미국 내 아이스하키와 농구 프로구단을 전부 합해도 100개가 안 된다. 하지만 각 프로구단은 연고지 구장 인근 여러 대학과 연습 경기장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대학은 프로팀 홈구장과 동일한 조건의 LED조명 시설을 갖춘다. 유양디앤유가 내년부터 스포츠 경기장용 LED조명 사업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유양디앤유 LED조명 사업은 스포츠 경기장용 특수 제품 효과로 올해 BEP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 시장 내 영업 네트워크도 한층 탄탄해졌다. 유양디앤유는 지난해 오스람으로부터 북미 내 스포츠 경기장용 LED조명 판매 협력을 제안받았다. 당초 오스람은 유양디앤유와 경쟁 관계였다. 유양디앤유뿐 아니라 오스람·GE·필립스 등 주요 업체들이 NBA 농구장에 LED 조명을 납품하기 위해 경쟁 입찰에 나섰다. 오스람은 신뢰성 테스트에서 떨어졌지만, 유양디앤유와 손잡고 재도전해 기회를 잡았다.

 

유양디앤유는 제품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한 점을 감안해 결국 오스람과 손잡기로 했다. 오스람이 보유한 조명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이 더해지면 유양디앤유 LED 조명 사업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도 있다.

 

유양디앤유는 스포츠 경기장용 LED조명 등을 설계·제조하고, 오스람은 LED조명 시스템 기술 제공 및 북미 영업을 담당하기로 했다.

 

유양디앤유는 자체 영업보다는 오스람의 영업망을 활용해 북미 시장에서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유양디앤유가 생산하는 스포츠 경기용 LED 조명은 광학 성능이 뛰어나고 수명도 길다. LED조명은 이론적으로 수만 시간 동안 쓸 수 있지만, 실제로 파워모듈 성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LED 칩에서 발생하는 고열 탓에 파워모듈에 장착된 전자부품이 망가지는 탓이다. 

 

유양디앤유는 자체 보유한 전원공급장치 설계·제조 기술력 덕분에 높은 신뢰성을 갖춘 LED 조명을 생산하고 있다. 

 

 

 ▲김상옥 유양디앤유 사장.

 

 

애플도 눈독들이는 유양디앤유 라이파이(LiFi) 기술

 

유양디앤유의 사업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을 기술로는 라이파이(LiFi)가 손꼽힌다. 유양디앤유는 약 10년간 라이파이 상업화에 공을 들여왔다. 라이파이는 LED 플리커 현상을 이용해 데이터 통신을 하는 기술이다. 

 

유양디앤유가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LED 가시광으로 무선통신을 구현한 기술이다. 기존 와이파이(Wi-Fi)보다 100배 이상 전송속도가 빨라 사물통신(IoT) 시대를 주도할 기술로 손꼽힌다.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파 노출을 줄일 수 있고 주파수 간섭을 피할 수 있다. 제한된 장소에서 해킹 걱정없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할 수도 있다. 

 

유양디앤유는 지난 2013년 가든파이브 이마트 매장에 처음 라이파이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상용화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에는 LG이노텍과 손잡고 라이파이 기술을 차량 간 통신에 접목하기로 했다. 차량간 추돌방지용으로 처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는 차량 안전장치 등 다양한 응용분야를 발굴하기로 했다. 차량 전조등에 라이파이 칩을 장착해 차량 사이 통신하는 원리다. 

 

라이파이가 차량 간 통신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향후 자율주행차 등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양디앤유는 라이파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LG전자와 손잡았다. 조만간 미국 공항에 라이파이 솔루션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통신 역할보다는 위치인식용으로 기획됐다. LED조명 유지보수뿐 아니라 공항 내 보안 및 테러 방지를 위한 위치 파악이 타깃이다. 라이파이는 GPS보다 훨씬 정확한 위치 인식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다.   

 

유양디앤유 라이파이 기술이 최근 새삼 주목받은 것은 애플 덕분이다. 애플은 최근 유양디앤유 라이파이 특허에 관심을 보이며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공개한 iOS9.1 버전에 라이파이 코드를 포함했다. 차기 아이폰 모델에 라이파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실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무인자동차 개발뿐 아니라 가상현실(VR) 기기에도 라이파이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까도 까도 양파같이 나오는 신사업...유양디앤유의 혁신 DNA는 ‘네버 엔딩’

 

장기적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신규사업은 LED 식물 농장이다. 식물 농장은 농업에 IT를 접목한 기술로 일본과 네덜란드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밀고 있는 신성장 동력이다. 

 

유양디앤유는 중국 칭다오 지역에 200㎡ 규모로 LED 식물 공장을 건립해 상추·딸기 등 여러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소규모 시범 재배를 거쳐 지역 환경 적응 작업이 마무리되면 재배 면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유양디앤유 본사 건물에는 다양한 타입의 식물 농장에서 여러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상추 등 일부 채소류는 외부로 판매하고 있으며, 경주마용 사료로 청보리 및 귀리 등을 재배 중이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덕분에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의 스마트 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LG전자가 신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팜 사업을 육성하면서 유양디앤유가 협력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유양디앤유는 자체 영업으로 식물 농장 턴키 수출 사업을 진행해왔다. LG전자의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가 더해지면서 향후 스마트 팜 사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