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캐피탈⋅현대카드를 묶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현대차와 GE캐피탈이 공동 출자한 합작사다. GE가 금융부문 매각을 추진하면서 G캐피탈이 갖고 있던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 각각 43%와 43.3% 매각 처리 절차에 있다. 


이와 맞물려 현대차가 자동차 금융 사업을 일부 조정해 현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캐피탈 로고 

 

최근 현대차그룹은 정태영 현대캐피탈⋅현대카드⋅현대커머셜 대표에게 신사업이나 다른 계열사를 맡기기로 했다. 


발령은 늦어도 올해 안에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내 자동차 관련 금융업의 핵심 인물인 정 사장이 물러나고 각 사를 함께 매각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 


‘알짜배기’로 통하는 현대캐피탈이 매물로 검토되는 이유는 실적 부진과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자금 경색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환율 효과로 신흥국 매출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지난 6분기동안 실적이 하향세를 보였다. 


9조원대 한전부지에 투자할 재원 마련을 위해 우량회사를 높은 가격에 매각해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측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인수자가 선뜻 나오지 않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대캐피탈을 함께 매각하는 게 인수합병(M&A)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거래시장(캡티브마켓)을 기반으로 성장한 두 회사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복합할부금융이 유명무실화 되면서 현대캐피탈이 자동차 할부 금융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카드 업계는 자체적으로 할부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카드, 신한카드가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고 신한⋅우리⋅하나⋅KB국민카드 역시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핀테크도 기존 금융업체에는 위협이다. 다양한 생체인식기술과 SW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카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알리바바의 ‘코리안페이’,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가 목전에 와 있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카카오페이’ 등 결제 수단을 가진 IT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금융업계를 컨트롤하게 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는 LG CNS와 협업하는 카카오페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고 금융사가 가진 결제⋅정산 플랫폼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몸값이 높을 때 당장 금융 시스템이 필요한 핀테크 업체들에 사업을 매각해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