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지역재건사업에 한국 나노기술 전문업체인 STS네트웍스가 참여한다. 기존 일본, 미국 제품보다 두께는 얇으면서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는 방사선 차폐 소재를 개발해 공급키로 했다.  

 



▲STS네트웍스 로고.


그동안 병원, 원자력발전소 등 방사능 물질이 노출되는 장소에서는 납 성분이 든 방호복이 주로 쓰였다. 밀도가 큰 납은 감마선을 투과시키지 않고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능 차단에는 가장 좋은 소재이지만 납 자체가 무게가 무겁고 인체에 유해한데다 폐기물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대체 소재에 대한 수요가 컸다.

 

하지만 무연 차폐시트를 양산한 업체가  미국, 일본 등지의 2~3곳에 불과해 납성분 차폐재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STS네트웍스는 기존 제품보다 시트 무게는 줄이고 가격은 3분의2로 내린 차폐 시트를 공급해 조기에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차폐시트 '라스고(RASGO)'는 두께가 2mm, 중량은 제곱미터당 2.78kg에 불과하다. 두께에 따라 0.25~0.5mmpb 차폐당 납당량(mmpb equivalency, 신소재가 얼마나 방사능을 흡수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을 구현할 수 있다. 경쟁사가 병원 등에 공급해온 제품은 최하 2.4mm 두께에 제곱미터당 무게가 4~5.5kg 가량 나간다. 

 

방호복에 쓰인 소재는 10여종의 재료가 혼합된 나노분말이다. 나노세라믹 계열 미세입자, 고분자수지, 금속산화물 등을 일정 비율로 섞어 필름 형태로 제작한다. 아주 작은 크기의 기공(Pin hole)이 직물을 감싸면 투습이 되면서 방사능을 차단해주는 효과를 낸다. 직물에 라미네이팅 적층방식을 이용해 코팅한다. 직물 두께는 0.2mm부터 수mm까지 다양하게 제조할 수 있다.

 

개발 성공 비결은 오랜 기간의 노하우다. 국내 소재 대기업 출신으로 10년 넘게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주축이 됐다. 멜파스 대표를 역임한 이봉우 STS네트웍스 사장이 지난해 회사를 설립하면서 소재분야 인재들의 지원군으로 나선 후 본격적으로 생산라인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중앙분석센터에 따르면 전세계 방사선 관련 산업규모는 오는 2020년 46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1년보다 3배 성장한 수치다. 이 중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40조원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 규모는 4조3000억원이다. STS네트웍스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한국 무연 방사선 차폐재 시장에서 한국 업체 경쟁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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