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중 8위권 몸값 수준

▲리비안의 첫 번째 전기 픽업트럭인 'R1T'
▲리비안의 첫 번째 전기 픽업트럭인 'R1T'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이번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무려 약 70조원(600억달러)이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가는 규모이며, 일본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혼다를 뛰어넘고 미국 포드와 어깨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1일(현지시각)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리비안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이날 제출한 투자 설명서를 통해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 가치의 목표액이 546억달러(약 64조1223억원)라고 밝혔다.

주당 57~62달러에 1억3500만주를 공모하는데, 주당 62달러로 계산하면 전체 공모액은 83억7000만달러(약 9조84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1년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알리바바(250억 달러)와 페이스북(160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만일 리비안의 시가총액이 600억달러에 이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8위에 오른다. 이탈리아 페라리(598억 달러)와 일본 혼다(524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테슬라가 승용 전기차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럭과 상용 전기차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지난 2009년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의 엔지니어인 로버트 스캐린지가 창업한 회사다. ‘아마존 전기차’로 불리지만 리비안의 성장 전략은 자율주행기술보다는 전자상거래와 물류 시장에 특화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와 다르다.

따라서 리비안은 전기차 생산 외에 ‘차량 운영관리체제’(플릿 OS) 서비스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배달용 전기차 구매부터 운행과 충전, 성능 진단, 무선 업데이트 등 차량 관리 과정 전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서비스 사업이다.

리비안은 지난해초부터 올 6월까지 약 20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 9월 첫 번째 전기차 픽업트럭(뚜껑이 없는 소형트럭)인 R1T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R1T는 한 번 배터리를 완전 충전한 뒤 최장 505㎞까지 달릴 수 있다. 차값은 7만5000달러다. 차량의 좌우와 앞뒤에 매단 모터를 제각각 구동한다.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탱크턴’이 가능하다. 전기 픽업트럭 출시는 테슬라를 비롯해 제네럴모터스, 포드 등 보다 앞선 것이다.

리비안은 여기서 나아가 연말까지 중형 SUV 모델인 ‘R1S’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등에서 사용할 배달용 전기 밴 등 총 3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R1T’와 ‘R1S’ 사전 예약 주문량이 5만5400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대 주주인 아마존은 리비안이 생산할 배달용 전기밴 10만대를 사전 주문했다.

이 때문에 리비안은 향후 아마존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와 협력해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형태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리비안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생산 업체들과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물류사업을 향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019년 리비안에 7억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은 현재 리비안의 전체 지분 가운데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드의 지분율은 12%다.

한편 세계 최초 전기 픽업트럭인 R1T에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지름 21mm, 높이 70mm의 21700셀)를 실었다. 또 다른 국내 업체인 만도는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듀얼 세이프티 운전 시스템’을 리비안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율주행 기기의 부품에 일부 고장이 발생해도 차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만도는 이밖에 전방 레이더와 카메라도 리비안에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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