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희토류 함량은 종전보다 60% 감축

▲LG이노텍과 성림첨단산업이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친환경 마그넷.
▲LG이노텍과 성림첨단산업이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친환경 마그넷.

 

우리나라 소재부품 기업들이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가진 ‘친환경 마그넷(자석)’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자석을 만드는데 필수 성분이지만,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적어 희소 가치가 높고 제련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발생시키는 중(重)희토류 사용량을 대폭 줄인 제품이어서 국내 기술력의 쾌거로 풀이된다. 

LG이노텍과 마그넷 전문 업체 성림첨단산업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구현하면서도 중희토류 사용량을 종전보다 60% 줄인 친환경 마그넷을 공동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친환경 마그넷은 차량 모터, 스마트폰용 카메라, 오디오 스피커, 풍력 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구동이 필요한 제품에 장착돼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동력을 제공한다. 특히 이번 제품은 자석의 핵심 성분인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가량 크게 줄였다. 중희토류는 우주, 국방, 첨단무기 제조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사용되지만 경희토류에 비해 매장량이 적고 채굴도 어려워 가치가 높다. 제련 과정에서는 환경 오염 물질도 유발시킨다. 매장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할 수 있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이번 친환경 마그넷 제품은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제품은 차량 및 가전 조향모터용 자석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인 14.8kG(킬로가우스‧자석 세기 단위)까지 끌어올렸다. 업계는 이 마그넷의 기술적 성능 한계치를 15kG로 보고 있으며, 그동안 상용화된 제품의 성능은 14.2~14.3kG에 불과하다.

이 제품을 차량용 조향모터에 적용하면 모터의 출력은 높이면서도 크기가 줄어 경량화에 유리하다. 자석 성능이 높아 모터 크기가 작아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비(전기차의 연비) 향상을 위해 경량화가 시급한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에 적합한 이유다. 또 모터 크기를 줄이면 모터에 쓰이는 구리 등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원자재 비용도 함께 절감할 수 있다.

이 제품을 고화소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장착하면 액츄에이터(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부품) 구동력을 10% 가량 높여 깨끗하고 선명한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7년부터 중희토류를 줄인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착수하면서 국내 전문 기업 가운데 중희토류 저감 기술을 보유한 성림첨단산업과 손을 잡았다. 중희토류는 고온에서 자석의 자력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원재료인데, 중희토류를 줄이면 자석의 내구성이 낮아질 수 있다.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석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기술적인 관건이었다.

양사는 신규 화합물을 첨가해 중희토류를 적게 사용면서도 다양한 제품과 온도 범위에서 최고의 자력을 낼 수 있는 친환경 마그넷용 코팅액을 개발하고, 코팅액에 최적화한 새로운 자석 소재를 확보했다. 이 코팅액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만드는 원리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머신러닝 방식의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조향모터, 스마트폰 액츄에이터 등 자사 제품에 친환경 마그넷을 적용하는 한편 응용 분야도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플라잉카, 발전기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희토류를 아예 넣지 않은 ‘무희토류 마그넷’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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