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으로 미·중이 기술 선도 중
한화테크윈 작년 첫 출시...연내 AI 기능 강화 제품군 출시

CCTV 카메라. /사진=하이크비전(Hikvision) 홈페이지
CCTV 카메라. /사진=하이크비전(Hikvision) 홈페이지

올 연말이면 경기도 부천시에 성인 보폭으로 열 걸음 당 1대씩 CCTV가 설치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부의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사업' 일환에 따른 조치다. 부천시는 관내 통합 관제실 서버에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해 감염병 확진자 및 접촉자 동선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할 계획이다. 

부천시 사례는 AI 기술을 통해 영상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 정도지만, 인공지능 CCTV 기술은 이미 특정인을 인식하고, 미래 행동 예측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경비 기능에 머물던 CCTV는 이제 선도적인 AI 기술이 집적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됐다. 


AI CCTV, 기술 선도는 중국과 미국

전세계 인공지능 CCTV 시장 규모 추이. /자료=지능정보산업협회(AIIA)
전세계 인공지능 CCTV 시장 규모 추이. /자료=지능정보산업협회(AIIA)

현재 인공지능 CCTV 기술 강국은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개인정보 취급 방침을 기반으로 각종 빅데이터를 구축하며 보안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2004년부터 '텐왕(天王)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중국 주요 도시에 2000만대의 CCTV를 설치했다. 지능정보산업협회(AIIA)에 따르면 중국의 하이크비전(Hikvision)과 미국의 아비질론(Avigilon)이 인공지능 CC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세계 보안 카메라 시장이 2025년까지 440억달러(약 50조116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스마트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각종 영상 분석용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서 활용 분야가 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IDC는 전통적인 보안 기능 외에 법률 집행 등의 영역에서 향후 보안 카메라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서는 한화테크윈이 기술 선도

한국의 지능형 CCTV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7년 기준 3%로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테크윈이 해당 분야 선두 업체다. 

한화테크윈의 AI CCTV 'PND-A9081RV'. /사진=한화테크윈
한화테크윈의 AI CCTV 'PND-A9081RV'. /사진=한화테크윈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AI CCTV를 처음 출시했다. 한화테크윈은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SoC(시스템온칩)를 자체 개발하기도 하지만 현재 출시된 AI 기반 모델들에는 타사 칩셋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서 총 8종의 AI CCTV가 판매 중이며, 상반기 중 AI 기술을 강화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AI 기능을 포함한 자체 SoC는 하반기 중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테크윈 AI CCTV를 활용한 교통 모니터링 화면. /자료=한화테크윈
한화테크윈 AI CCTV를 활용한 교통 모니터링 화면. /자료=한화테크윈

AI 기술을 적용한 한화테크윈의 CCTV  'Wisenet P 시리즈'는 ▲객체 감지 정확도 향상 ▲속성값 데이터 수집 ▲4K 베스트샷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CCTV가 픽셀 기반으로 움직임을 측정했기 때문에 나뭇잎·그림자·비닐봉지·동물 등의 움직임에 반응해 오작동했다면, AI 기반 CCTV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감지하지 않아 오알람을 줄이고 관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AI CCTV를 통한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기술. /자료=한화테크윈
AI CCTV를 통한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기술. /자료=한화테크윈

CCTV가 인식한 사람의 연령대·성별·가방 및 안경 등의 착용 여부, 차량의 종류·색상 등을 포함한 메타데이터는 백엔드 서버에 전송돼 특정 상황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는 데 활용된다. 객체에 대한 최적의 이미지인 4K 캡처본은 사건 사고에 대응하는 핵심적 포렌식 데이터(Forensic Data)로 활용 가능하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019년부터 판교 R&D센터에 AI 전담 조직을 꾸려 기술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한화테크윈 측은 "현재 국내에 AI CCTV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있지만 핵심 기술을 내놓은 곳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기술 라이선스 통한 고도화 진행 중, 개인정보는 여전한 변수 

기존의 경비 기능에서 벗어나 인간의 눈와 두뇌를 대신하는 역할로 기능이 확대되는 만큼 CCTV 기능 고도화를 위한 칩셋 사용은 필수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현재 비디오 코덱, 비전(vision)용 프로세서 등의 IP를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한 글로벌 커넥티비티 솔루션 제공업체 관계자는 "CCTV에서는 사람의 동작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AI 보안 기술 출처 지도. 중국과 미국 AI 보안 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자료=카네기국제평화재단
전세계 AI 보안 기술 출처 지도. 중국과 미국 AI 보안 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자료=카네기국제평화재단

다만 개인정보 취급 문제는 시장 확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부천시도 개인정보 문제로 인해 사업자 선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자 선정 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검토 요청에 따라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며, 법률 검토 이후 사업자 선정 본공고를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글로벌 AI 보안 시장과 관련해  "중국이 AI 보안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며 "화웨이, 하이크비전, 다후아(Dahua), ZTE 등의 업체들이 전세계 63개국에 AI 보안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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