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착공, 내년 하반기 생산 착수...목표 생산량 연간 6500기

사진 왼쪽부터 오승찬 광저우법인 총경리, 이혁준 현대차그룹 중국 유한공사 부총재, 이광국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총괄 사장, 린커칭 광둥성 상무부성장, 후홍 광저우시 부시장, 천융 광저우시 황푸구 구장./현대차 제공
사진 왼쪽부터 오승찬 광저우법인 총경리, 이혁준 현대차그룹 중국 유한공사 부총재, 이광국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총괄 사장, 린커칭 광둥성 상무부성장, 후홍 광저우시 부시장, 천융 광저우시 황푸구 구장./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으로 부상중인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화한다. 중국은 이른바 ‘수소 굴기(崛起·일으켜 세움)’를 정책 비전으로 추진중인 글로벌 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오는 10년 뒤에는 글로벌 시장에 매년 연료전지시스템 70만기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광저우개발구 정부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 설립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 체결 행사에는 린커칭 광둥성 상무부성장, 후홍 광저우시 부시장을 비롯해 이광국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총괄사장, 이혁준 현대차그룹 중국 유한공사 부총재(전무)가 참석했다.

현대차의 광둥성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는 국내와 유럽, 미국에 이은 네 번째로 당장 내달말 착공,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목표 생산량은 연간 6500기에 이른다. 우선 주력 생산제품은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연료전지다. 현대차는 향후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과 시황을 고려해 공급 능력을 늘려가기로 했다.

이번 중국 현지 법인은 100% 현대차그룹의 지분으로 설립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9년말 광둥성 정부와 현지 법인 설립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뒤, 사전 시장조사와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작업 등을 거쳐 최근까지 세부안을 조율해왔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국의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공을 들인 데는 중국 정부의 특별한 산업 육성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수소 굴기를 표방하며 오는 2035년 수소전기차 100만대 보급이라는 목표까지 수립했다. 또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자동차 관련 정책 자문기구인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차 기술 로드맵 2.0’을 통해 오는 2035년까지 순수전기차·수소전기차 등 신(新)에너지차와 하이브리드 등 에너지 절감 차량의 판매 비중이 각각 50%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는 중국의 ‘제1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진행되는 시기여서 중국의 친환경차 보급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에도 관심을 쏟아온 배경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 가운데는 지난 2017년 중국 장쑤성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한 일본 도요타가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또 캐나다 ‘발라드 파워 시스템’, 독일 ‘보쉬’, ‘SFC에너지’, 영국 ‘세레스 파워’ 등 여타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서둘러 나섰다.

특히 현대차의 생산기지가 들어서는 광둥성은 중국내 국내총생산(GDP) 1위의 경제중심지로, 지방 정부 가운데서도 수소산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이다. 작년 11월에는 ‘광둥성 수소연료전지차 산업발전 실시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광둥성 내 산업단지와 연구개발 시설, 유관 산업 공급망 기반을 활용해 수소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또 상용 물류차를 중심으로 선박,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비상전력 시스템 등 다양한 수소사업 시범 운영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처음 수소전기차 ‘투싼ix35’를 양산한뒤 2018년에는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였다. 지난해 7월 기준 글로벌 누적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소전기차 판매량이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 업체들과의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우디와의 연료전지 기술 협력을 시작으로 2019년 미국 커민스사와 친환경 파워트레인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작년부터는 유럽 수소저장 기술 업체와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중국 생산기지 구축을 계기로 광둥성이 추진 중인 여러 수소산업 육성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지 법인 설립 초기부터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전세계에 연간 약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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