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대신 포스 센서, 스피커는 디스플레이가… 마이크는 소재 개선 필요

삼성전자가 베젤리스(Bezel-less)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디자인을 하반기 키리스(Key-less), 내년 홀리스(Hole-less)로 바꾼다.

이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센서다. 베젤 부분에 있던 센서들이 비좁은 베젤 안쪽으로 들어와야해 새로운 기능의 센서를 추가하고 기존 센서의 감도를 높여야하는 문제가 생겼다.
 

베젤리스 - 지문인식 일체형 디스플레이, 3D 뎁스 센서, 근접 센서

스마트폰 베젤 아래에는 수 십개의 반도체들이 실장된 ‘ㄱ’자, ‘ㄴ’자 모양의 얇은 인쇄회로기판(PCB)과 센서들이 내장됐었다. 베젤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기기 바깥의 신호를 읽어들여야 하는 센서들은 크기를 줄이면서도 감도를 높여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베젤리스 디자인의 첫 번째 난관은 생체인식이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후면에 지문인식 모듈을 달았었고, 애플은 홈 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었었다. 이들 정전용량식 지문인식 센서는 손가락과 맞닿아야 지문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베젤 내부로 넣는 게 불가능했다.

 

애플은 아이폰X에 안면 인식 기능을 수행하는 트루 뎁스(True depth) 센서를 넣었다./애플
애플은 아이폰X에 안면 인식 기능을 수행하는 트루 뎁스(True depth) 센서를 넣었다./애플

애플은 이를 3차원(3D) 뎁스(Depth) 센서로 대체했다. 상단 베젤을 일부만 남겨둔 노치 디자인을 적용, 해당 베젤 영역에 적외선(IR) 카메라와 투광 일루미네이터, 근접 센서, 주변광 센서, 스피커, 마이크,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를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갤럭시S10’에는 퀄컴의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가 들어갔다. 디스플레이 아래 센서를 배치해야 해 기존 정전용량 방식으로는 감도를 확보할 수 없었고, 광학식은 주변 조도에 따라 감도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두 번째 난관은 근접 센서다. 근접 센서는 IR 발광다이오드(LED)에서 적외선을 쏘고,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빛을 분석해 물체와 스마트폰 사이의 거리 정도를 파악한다. 하지만 IR은 색상 변화에 민감해 빛을 뿜어내는 디스플레이 아래에서 물체의 거리를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

초기 업계는 IR 광원 대신 초음파 광원을 넣어 근접 센싱 기능을 구현했다. 샤오미의 ‘미 믹스(Mi Mix)’가 대표적이다. 초음파는 기체⋅액체⋅고체를 모두 통과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안쪽에 배치해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지만 부품 원가가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

 

‘갤럭시S10’에는 플리커 방식의 근접 센서가 적용됐다./Tech Guy Charlie Youtube
‘갤럭시S10’에는 플리커 방식의 근접 센서가 적용됐다./Tech Guy Charlie Youtube

최근에는 센서 업계가 디스플레이와 주변광을 측정⋅보상해 감도를 높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면서 IR 센서가 다시금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플리커 방식의 근접 센서를 적용했다. 기기가 통화 중이면 디스플레이 상단 오른쪽, 배터리 충전량 위에 하얀 점 하나가 일정 주기로 깜빡거린다. 이 점이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 반사되는 빛의 파장을 분석해 물체와 기기의 거리를 파악하게 된다.

 

키리스 - 물리 버튼 대신 포스 센서 

 

엣지 스크린 기능을 활성화한 갤럭시노트10./KIPOST
엣지 스크린 기능을 활성화한 갤럭시 노트9./KIPOST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 노트10(가칭)’을 키리스 디자인으로 출시한다. 측면에 있는 전원 키, 볼륨 제어 키, 빅스비 버튼 등 물리 버튼을 대신하는 건 손가락이 누르는 힘을 인식하는 포스 센서(Force sensor)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노트9’에도 포스 센서가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하단부 가운데, 즉 내비게이션 바 홈버튼 아래 적용돼 압력에 따라 터치 기능, 배경화면 이동 기능 등을 구현했다. 약하게 누르면 일반 터치 기능이, 세게 누르면 배경화면이 나오는 식이다.

‘갤럭시 노트10’부터는 엣지 디스플레이의 양 옆에도 포스 터치 센서가 들어간다. 평상시에는 배터리 잔량, 날씨 등을 표시하는 엣지 스크린으로 활용하되 힘을 줘서 누르면 버튼 기능이 활성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9에서 엣지 스크린 기능을 활성화하면 엣지 디스플레이는 물론 전면 디스플레이의 일부분까지 화면을 차지해버린다”며 “측면에 포스센서를 두면 엣지 디스플레이를 더 넓힐 수 있어서 전면 디스플레이의 활용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비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iQOO의 가장자리에는 포스 센서가 도입돼 해당 부분을 가상 키로 활용할 수 있다./NDT
비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iQOO의 가장자리에는 포스 센서가 도입돼 해당 부분을 가상 키로 활용할 수 있다./NDT

갤럭시노트10의 포스 센서 공급사로는 중국 뉴디그리테크놀로지(NDT)가 거론된다. NDT는 비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iQOO’의 ‘몬스터 터치(Monster touch)’ 솔루션을 공급한 업체다. 몬스터 터치는 스마트폰의 모서리 부분에 포스 센서를 넣어 게임을 할 때 해당 부분을 가상 키로 활용하는 기능이다.

 

홀리스 - 카메라·스피커는 디스플레이 속으로, 마이크는 감도 개선

‘갤럭시S10’에는 전·후면에 카메라 구멍이, 하단부에는 마이크와 스피커, 3.5㎜ 연결부, USB-C 단자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전면 카메라 구멍과 하단부 구멍이 모두 사라지는 홀리스(Hole-less)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센서 등 부품 업계와 협력하고 있다.

먼저 디스플레이 아래 전면 카메라가 들어가는 ‘언더 패널 센서(UPS)’ 기술이 적용된다. 중국 모바일 업체들도 비슷한 콘셉트의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솔루션을 올해 속속 내놨다.

 

샤오미가 발표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솔루션./샤오미
샤오미가 발표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솔루션./샤오미

샤오미는 투명전극을 활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했다. 평상시에는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다가 카메라 기능을 켜면 카메라가 내장된 상단 부분이 베젤처럼 검게 변하고, 이 값을 보정하는 식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를 카메라 렌즈처럼 활용, 더 많은 빛을 모으게 했다. 

OLED 자체를 울림판으로 활용, 소리를 내게 하는 사운드온디스플레이(SoD) 기술도 한창 개발 중이다. SoD는 OLED 패널 뒤에 진동을 일으키는 ‘액추에이터(Actuator)’를 장착, 소리의 진동을 전달하면 OLED 패널이 떨리면서 소리를 내는 기술이다. 

압전 소자를 기계적 움직임으로 떨리게 해 소리를 전달하는 피에조 스피커와 비슷한 원리다.

센서 업계 관계자는 “피에조 스피커를 스마트폰에 내장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통화를 할 때 디스플레이가 떨려 소비자가 불편해할 수도 있고, 디스플레이의 떨림을 멈추면 소리가 아주 적게 들린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SoD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관건은 마이크다. 현재 스마트폰에는 주로 정전용량식 미세기계전자시스템(MEMS) 기반 마이크로폰이 적용된다. 

MEMS 마이크로폰은 진동판과 백플레이트(Back-plate)로 구성된다. 음파에 따라 진동판이 움직이면, 진동판과 백플레이트 사이의 거리 차이에 따른 정전용량의 변화를 토대로 소리를 분석한다. 구멍이 사라지면 진동판을 움직이는 음파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업계는 마이크의 구멍을 없애기 위해 줄어든 소리의 진동수를 가청 주파수 대역에 맞춰 바꾸는 추가 부품을 탑재하고, 음량을 키워주는 증폭기(Amplifier)의 성능을 높여 센서의 감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감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벽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하면 소리가 뭉개져서 들리는 것처럼, 기기도 사람의 말소리를 제대로 판별할 수가 없다”며 “사람의 말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도를 높이려면 MEMS 마이크로폰의 소재를 실리콘에서 다른 고감도 물질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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