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국가 차원의 정책과 자금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고케(GOKE, 湖南国科微电子股份有限公司)는 바로 국가적으로 육성되는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하나다.


이달 12일 고케는 선전 증권거래소 세컨드보드마켓(Second-board Market)에 상장했다. 이 마켓은 한국으로 치면 창업기업이 상장하는 시장으로, 주로 대기업이 상장하는 메인보드마켓(Main-Board Market)과 구별된다. 이 회사는 상장으로 2.37억 위안(약 396억8091만 원)을 모집했다.


고케의 투자 안내 자료를 보면 모집되는 자금은 모두 차세대 방송 및 TV 시스템 반도체, 스마트 영상 관제 반도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연구 및 산업화에 쓰인다고 명시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케는 지금껏 전자인 방송 및 TV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및 판매에 주력해 왔지만 이번 자금 모집은 후자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상장은 회사가 기존 산업에서 갖고 있던 강점을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는 신호인 셈이다. 고케는 하나의 ‘고리’다.



▲중국 고케(GOKE)가 중국산 SSD 컨트롤 반도체 SOC 개발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고케 제공



중국, 막대한 반도체 수입 규모와 정보보안 등 이유로 외산 메모리 반도체 경각심 강화



실제 중국 산업계는 디지털 정보화와 대량 데이터화가 진행될 수록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산업의 핵심 고리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껏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사실상 거의 100% 수입산에 의존해왔다. 반도체가 중국의 원자재 중 최대 수입품으로 꼽히는데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수입되는 반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는데 강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산화에 큰 공력을 쏟기 시작한 배경이다.


중국의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 딩원우(丁文武) 총경리는 한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거대한 시장 수요가 메모리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을뿐 아니라 정보 보안과 산업 보안이 메모리 산업을 전략적으로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산업적인 발전 요소 뿐 아니라 국가적인 데이터 및 정보 보안 차원에서 독자적인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가지면서 타국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굴기는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이미 시작됐다. 중국 독자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 말 총 240억 달러(약 27조2040억원)의 국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이 착수됐으며 향후 3개의 3D 낸드 플래시 팹 공장이 지어진다. 1기 공장은 내년 시생산을 시작하며 2020년 공장건설을 완료해 월 30만장의 생산하며 생산 가치가 100억 달러(약 11조3350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중국 측은 추산한다. 더 나아가 중국의 국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가 반도체 제조라는 고리를 완성함으로써 상품 설계부터 기술 연구개발 및 웨이퍼 생산과 검측, 판매에 이르는 일체화된 생태계를 조성하고 설계-패키징-제조-플리케이션 등 반도체 산업의 전 사이클 동반 발전을 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중국 ‘연합군’의 위력 형성 중...고케는 메모리 ‘컨트롤러’ 반도체 고리 완성



중국 반도체 업계는 ‘한 기업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을 보면 단순히 한두개 기업의 성장 차원을 넘어 전공정과 후공정, 반도체와 셋트에 이르는 공급망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중국 하이엔드반도체연맹이 설립된 것을 보면 유추할 수 있다. 이 연맹 참여 기업은 고급 반도체 영역에서 서로 다양한 자원, 공장 설립, 스터디와 연구, 심층적인 융합 등을 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협력을 통해 혁신의 관문을 뚫고 국가 차원의 핵심 기술과 상품화를 꾀하겠다는 모임이다. 아키텍처·반도체· 소프트웨어·단말기·시스템·정보 서비스에 이르는 산업 생태계 시스템을 조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더구나 연맹은 하이엔드 반도체 영역에서 주로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중요한 테마로 삼고 있다.


이 연맹에는 중국 칭화유니그룹, 서버 기업인 인스퍼(Inspur, 浪潮电子)와 수곤(Sugon, 曙光信息), PC 및 스마트폰 기업인 화웨이와 레노버, 그리고 창장메모리, 고케 등 유명한 기업이 참여해 있다. 반도체부터 시작해 단말기 애플리케이션 산업의 핵심 기업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 연맹이 실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분야에서 두 가지 부분이 중요한데 바로 메모리 반도체와 메모리 컨트롤 반도체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조성하면서 핵심 기술 연구 개발과 상품 개발을 시작하는 동시에 메모리 컨트롤 반도체 투자와 연구개발에도 힘을 싣기 시작하면서 국가적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 발전의 쟁점으로 삼고 있다.


고케가 바로 이 메모리 컨트롤 반도체 연구개발 기업 중 가장 빨리 투자된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고케는 중국이 국가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반도체 기술 난제를 전략적으로 해결해야 할 기업으로 떠오른 회사다. 최근 고케 측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늘려 SSD 핵심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고성능 메모리 분야에서 성공적인 연구개발과 생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5년 초 고케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독자 지식재산권의 SSD 컨트롤 반도체 GK2101을 내놨다. 이 반도체는 기업(B2B)과 소비자(B2C) 시장에서 고성능·고신뢰성을 갖춘 반도체로서 원가 경쟁력까지 지닌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최근 이 반도체가 이미 대규모 양산을 시작한 상황이다. 이어 소비자 가전을 위한 SSD 컨트롤 반도체 GK2301 역시 최근 선보여졌다.


고케가 투자 설명서에서 “회사의 이번 자금 모집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연구 및 산업화에 쓰일 것”이라고 명시한 배경이다. 고케 측은 SSD 컨트롤 반도체가 회사의 전략적인 제품으로서 전력을 다해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인재를 끌어모으고 기술 연구 개발과 자금 투입을 늘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발전의 축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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