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고(Avago)가 브로드컴을 인수한 이후 글로벌 인력 간소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대만 등지에서 이탈되는 고급 설계 인력을 끌어당기려는 기업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감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브로드컴의 연구개발(R&D) 인력의 경우 대만 등지에서 대부분 인력이 정리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반도체 연구 경력 10년 이상의 숙련된 엔지니어에 대해 미디어텍, 시스코, 인텔 등 기업이 이미 스카웃 전쟁에 돌입했으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심층학습 등 분야 등에서 인재를 빼가려는 열기가 뜨거우며 이미 상당부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바고는 브로드컴 인수 이후 글로벌 1900명 이상 인력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중국에서 데이터컨트롤부문(DCD) 부문을 폐쇄했다. 브로드컴은 대만 연구인력을 8월 말 90% 이상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원은 약 50~60명에 달한다.


 

▲브로드컴 감원 소식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설계인력 스카웃 전쟁이 치열하다. /브로드컴 제공


 

업계에서는 브로드컴에서 근무하던 10년 이상된 IC 설계팀이 네트워크, 스위치(Switch) 관련 기술뿐 아니라 IC 설계, 애플리케이션과 검측 등에 모두 숙련된 업계 고급 인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많은 대형 IC 설계 기업이 치열한 스카웃 전쟁을 벌이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IC 설계 인력이 일반 제조업 보다 높게 평가 받으며 그간 미디어텍의 연봉이 장기적으로 다닐 경우 TSMC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TSMC가 올해 처음으로 미디어텍을 넘어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미디어텍은 AI와 심층학습 관련 반도체 설계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인력을 구하고 있다. 이에 브로드컴에서 관련 경력이 있는 인력을 주시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인력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미디어텍은 지난 2012년 이미 관련 팀을 꾸렸지만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등 이유로 성과가 지지부진했다. 최근 AI와 심층학습 산업이 성숙하고 있는 시점인만큼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기 위해 미디어텍이 관련 인력을 충원해 시장 기회를 잡으려는 의도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시스코는 타이완 브로드컴 연구개발 인력을 끌어들여 타이완에서 반도체 설계팀을 조직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측은 정식으로 연구센터를 타이완에 설립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자사의 ASIC 중 표준 IP를 결합해 스위치 등 단말 설비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스코가 일부 칩을 브로드컴에서 구매해왔지만 아바코가 브로드컴을 인수한 이후 시스코가 더 많은 독자 반도체를 제조하기 바란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시스코와 브로드컴의 연구개발 인력 역시 상당부분 겹치게 된다.

 

인텔도 타이완이 관련 반도체 연구센터를 설립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파운드리 산업 진입 이래 첫번째 대형 고객이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 스프레드트럼이었는데 양측이 성공적으로  2개의 14nm 핀펫 공정 반도체를 위해 협력, TSMC의 고객을 유치한 셈이 됐다.

 

인텔은 이어 아시아 시장의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 혹은 대만의 연구개발팀 조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반도체 설계 인재가 대만에 비교적 풍부하게 있기 때문이다. 이에 브로드컴의 관련 인재와 이미 상당부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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