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8월 중순 중소형 LCD를 생산하는 천안 ‘L6(5세대)’ 가동을 중단한다. L6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운용 중인 유일한 중소형 전용 LCD 라인이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 사업 구조는 ‘대형=LCD’, ‘중소형=OLED’로 완전히 이분화 될 전망이다.

L6 유휴장비는 철거 후 중국 LCD 제조업체에 매각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캠퍼스 전경.(사진=삼성디스플레이)

SDC, L6 철거 후 트룰리에 매각...철거는 와이엠씨가 맡기로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월 중순까지 L6 라인을 가동한 뒤 9월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 철거는 앞서 L7-1 및 L5 철거를 수행했던 와이엠씨가 맡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구(舊) 라인 철거 시 구매팀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데, 와이엠씨는 이윤용 대표를 포함해 임원 상당수가 삼성전자⋅디스플레이 출신이다.

L6는 5세대(1100mm X 1300mm) LCD를 월 10만5000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주로 IT제품(노트북⋅태블릿PC)용 LCD를 생산해왔다. 특히 박막트랜지스터(TFT) 라인이 산화물(IGZO) 타입으로 구축돼 있어 모바일용 고화질 디스플레이 생산에 유리하다.

철거될 L6 생산라인 내 장비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트룰리가 구입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트룰리는 전에도 같은 5세대 LCD 생산라인인 L5의 생산장비를 구매해 중국에서 LCD를 생산한 바 있다.

L6는 앞서 철거한 L7 생산라인처럼 일부를 남기지는 않을 계획이다. 건물 두 개를 나눠 사용한 L7과 달리 L6는 건물 하나를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7세대(1870mm X 2200mm) LCD 생산라인 L7 중 절반인 L7-1을 6세대(1500mm X 1850mm) 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월 중 5세대 LCD생산라인인 L6를 닫을 예정이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L6생산라인 건물은 OLED 생산라인으로 변환되지도 않는다. OLED생산장비가 들어가기에 좁고 건물 높이도 낮기 때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세대 LCD 생산공장조차 탕정 A3보다 훨씬 작다”며 “5세대 LCD 생산라인인 L6는 OLED 생산라인 한 개도 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7-1 때처럼 가동 중지로 인한 패널공급 부족 현상 등 시장 변동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생산량을 꾸준히 줄여왔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L7-1은 전 세계적으로 40인치대 패널을 만들 수 있는 LCD 공장이 많지 않아 시장에 임팩트가 있었다”라며 “L6 가동 중단으로 문제가 생기는 업체들 역시 이미 대책을 세워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6, 삼성전자⋅전기가 FO-PLP로 활용할 듯

가동 중지 후 생산장비를 뺀 L6 건물은 삼성전기가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라인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FO-PLP는 삼성전자가 대만 TSMC의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기와 공동 개발 중인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다.

FO-PLP는 FO-WLP와 완제품은 거의 유사하지만, 공정 단계에서 웨이퍼가 아닌 패널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FO-WLP공정 모식도(자료=세미콘타이완2015, SK증권)

동그란 웨이퍼가 아닌 직사각형 패널을 활용해 패키지하면, 칩 절단 시 버리는 면적이 줄어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했을 때, 웨이퍼보다 패널 위에서 패키지 하는 공정이 12~15% (SK증권 추정)정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연말부터 삼성전자⋅전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후 라인인 L3⋅L4 라인에 FO-PLP 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6 매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CD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된다”며 “이미 지난해 관련 연구개발 인력들은 OLED 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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