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은 패널 사이즈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시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초호황을 맞는 반면, TV용 대형 시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올들어 중국 패널 업체들의 신규 LCD 공장이 속속 가동되는 한편, 내년에는 첫 10.5세대(2940mm X 3370mm) 공장 가동까지 예정돼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TV용 패널 남아 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통상 TV용 패널 공급량이 수요 대비 10% 이상 많을 때 공급과잉 상태로 판단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량은 수요 대비 12~13% 초과한 수준이다. 이미 공급과잉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내년 1분기 10%대 후반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시황이 한창 좋았던 올해 초, 공급 초과치가 6% 안팎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많은 수치다.


올 1분기까지 호황이던 대형 LCD 시장이 3분기 이후 위기감이 고조된 것은 국내외 패널 업체들의 신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다. 


중국 BOE의 8세대 LCD 공장인 B10이 상반기 가동에 들어가 하반기부터 월 10만장 규모로 생산량을 끌어 올렸다. 내년 1분기에는 14만5000장까지 생산량을 늘린다. HKC의 8.6세대(2250mm X 2600mm) 라인 역시 상반기 월 3만장 규모로 양산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월 7만장 규모로 생산량을 늘리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수급전망. /IHS마킷 제공



여기에 내년 초 생산에 들어갈 BOE 10.5세대 라인은 공급과잉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BOE가 내년 1분기, LG디스플레이와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가 2019년 1분기 각각 10.5세대 패널 양산을 앞두고 있다.


패널 공급량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데 비해 TV 시장 신규 수요는 제한적이다. 올 연말 쇼핑시즌과 내년 월드컵을 앞둔 교체 수요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수요진작 모멘텀이 없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큰 이변이 없다면 2018년부터 3년간 대형 패널 공급과잉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8K UHD, 공급초과분 흡수할 것



그렇다면 대형 디스플레이 시황은 앞으로 추락하는 일만 남은 것일까. 업계는 내년부터 열릴 8K UHD 패널 시장이 주요 변곡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K UHD 패널은 해상도(7680x4320)가 기존 HD 대비 8배, 풀HD 대비 4배 높다. 


8K UHD가 단순히 해상도가 높다고 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업그레이드는 항상 패널 사이즈 확대를 동반했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향후 8K UHD 시장이 TV 사이즈 업그레이드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TV 시장이 30인치대에서 40인치대로 성장했던 계기가 2006년을 전후한 풀HD의 등장이었다. TV 시장의 주류가 50인치대로 넘어간 것은 2013년 이후 4K UHD가 등장하면서다. 8K UHD 확산이 TV 주류 시장을 60인치대에 안착시킬 것으로 보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비교.



통상 TV 시장 평균 사이즈가 1인치 커질때 마다 8세대 LCD 공장 1개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한다. 연간 TV 판매량이 2억대 중반에 계속 머문다 해도 8K UHD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크게 열어 젖힐 수 있다. 이미 BOE⋅CSOT 등 중국 패널 메이커를 중심으로 8K UHD 패널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특히 숫자 ‘8’을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TV 세트 업체들도 8K UHD 시장 창출을 잔뜩 벼르고 있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8K UHD 시장이 성장한다면 2018년 이후 공급 초과분의 상당량을 소화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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