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경쟁에 일본 히타치메탈이 키플레이어로 등극했다. 증착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패널 업체 양산 수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히타치메탈과 독점 거래 관계를 형성하는 한편, LG디스플레이는 대안 마련에 나섰다.

 

▲납으로 만든 섀도마스크. 사진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섀도마스크와는 관계 없음. /www.solder.net 

 

 

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OLED 생산에 쓰이는 초인바(Super invar) 시트는 100% 히타치메탈에 공급하고 있다. 초인바 시트는 철⋅니켈⋅코발트 합금으로, 열팽창계수가 0에 가깝다. 철 50~70%, 니켈 29~40%, 코발트 15% 이하를 혼합해 만든다. 

 

초인바 시트 중간중간에 그물처럼 미세한 구멍을 뚫어 화소 패턴을 만들면 증착기 내에서 사용하는 섀도마스크가 완성된다. 유기물 및 메탈 증착이 워낙 고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섀도마스크가 열에 의해 변형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중소형 OLED 생산에 사용되는 초인바 시트와 섀도마스크는 열팽창계수가 10-7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초인바 시트를 얇게 가공하는 기술을 히타치메탈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S8’ 등 디스플레이 1인치당 픽셀 수(PPI)가 500을 넘어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께 2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의 초인바 시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초인바 시트 두께가 20μm 이하로 얇아지면, 섀도마스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지는 현상을 제어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반대로 초인바 시트 두께를 두껍게 하면 마스크 처짐 현상을 잡을 수 있지만, 고화질 OLED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께를 20μm 이하로 얇게 하면서도 표면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양산 초기부터 이를 히타치메탈, 다이니폰프린팅(DNP)과 연구해왔다. 현재 세계적으로 두께 20μm 이하로 초인바 시트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은 히타치메탈 밖에 없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BOE 등 후발 주자들과 OLED 양산 수율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20μm 이하급 초인바 시트는 히타치메탈이 DNP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에만 공급할 수 있게 계약이 돼 있는 탓에 타 업체들이 이를 사용할 수 없다. LG디스플레이도 DNP에서 일부 섀도마스크를 구매하고 있지만 두께 20μm가 넘는 제품 뿐이다.

 

 

▲인바 시트. /알리바바닷컴

 

 

마치 1500mm 너비의 레이저 소스를 코히런트가 AP시스템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에만 공급하듯 상호 독점 관계가 체결된 것이다. 

 

이르면 이달 경북 구미 E5 라인 가동에 들어가는 LG디스플레이는 완성된 섀도마스크를 일본 도판프린팅에서 구매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판프린팅 모두 두께 20μm 이하급의 초인바 시트를 구매하기 위해 히타치메탈 외 대안을 강구 중이다. 최근 독일의 한 금속전문업체에서 20μm 이하 초인바시트를 공급받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LG디스플레이가 히타치메탈-DNP급 제품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초기에 양산 수율이나 제품 해상도를 높이는 데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간 섀도마스크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십조원 규모의 중소형 OLED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소재⋅부품이 됐다”며 “증착장비⋅레이저 소스와 함께 초인바 시트가 삼성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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