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에 잉크젯프린팅(IJP)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잉크젯프린터를 이용하면 유기재료 사용 효율을 90% 수준까지 높일 수 있어 원가구조가 크게 개선된다. 


세 번째 TV용 OLED 패널 라인 가동에도 불구하고 아직 흑자 구조를 달성하지 못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잉크젯프린팅 공정 도입이 절실하다.



적⋅녹색 유기재료까지만 잉크젯프린팅



1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건설 중인 경기도 파주 P10 10세대급 라인에 잉크젯프린팅 공정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체 유기층 증착라인에 잉크젯프린터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적색과 녹색 유기물까지만 잉크젯 공정을 도입하고, 청색은 기존 E3⋅E4와 같은 인라인 증착 방식이 유지된다. 



▲인쇄전자 공정 수행 장면. /프린티드일렉트로닉스 홈페이지 캡처



현재 잉크젯프린터 공급사로는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미국 카티바가, 적⋅녹색 잉크 재료는 독일 머크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잉크젯프린팅 뒷단의 인라인 증착장비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아바코 컨소시엄과 야스가 경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은 증착 소스를, 아바코는 증착챔버를 개발해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야스는 기존 E3⋅E4에 TV용 OLED 증착장비를 공급했던 회사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TV용 OLED 생산에 발광층을 샌드위치처럼 쌓아 백색광을 내는 ‘WOLED’ 기술을 활용했다. 잉크젯프린팅 공정은 적⋅녹⋅청색 발광체를 타일처럼 수평으로 배치하는 ‘RGB OLED’ 기술로 개발 중이다. 이는 OLED 셀 구조상 컬러필터를 생략할 수 있고, 색재현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E3⋅E4 라인에서 생산 중인 WOLED 방식의 TV는 LCD 기술인 컬러필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색재현성에 한계가 있다.


생산 원가 측면에서도 WOLED 방식보다 RGB OLED가 훨씬 유리하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는 유기물 및 메탈층이 수직으로 24개가 쌓여 있는 방식이다. RGB OLED는 10개 이하 층으로 구성할 수 있다. 



▲미국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터. /카티바 홈페이지 캡처



기존 인라인 증착공정은 1kg의 유기물질을 기화시키면 실제 기판에 달라붙는 비율이 200g 안팎에 불과하다. 잉크젯프린터로는 900g 이상의 재료가 기판에 정착된다. 잉크젯프린터용 유기재료를 개발 중인 미국 듀폰에 따르면 잉크젯프린팅 공정을 도입하면, 55인치 OLED TV 가격을 11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LG전자 55인치 OLED TV 가격은 270만원 안팎이다.



BOE⋅CSOT 견제해야



사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라인에 잉크젯프린터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시작한 건 2010년 전후다. 공정 자체가 균일성(Uniformity)을 유지하기가 워낙 어려운 탓에 실제 양산에 적용하기는 난망해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V용 OLED에 투자할 조짐을 보이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특히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CSOT는 티안마와 광둥주화프린팅이라는 합작사를 만들어 잉크젯프린팅 공정을 개발 중이다. 광둥주화프린팅 자체의 기술력은 높지 않지만, 여러 장비⋅소재 업체와 탄탄한 ‘얼라이언스(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카티바가 장비, 듀폰⋅머크⋅스미토모⋅닛산케미컬⋅사이노라 등이 소재 협력사로 참여 중이다.


CSOT는 이미 LG디스플레이가 구상 중인 잉크젯프린팅(적⋅녹색), 증착(청) 혼합방식으로 31인치 고화질(FHD) 패널을 시험 생산했다. 향후 청색 발광재료까지 잉크젯프린팅 공정으로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OLED용 유기발광재료.



CSOT는 지난해 착공한 10.5세대(2940mm X3370mm) 1기 라인은 백플레인을 LCD를 적합한 비정질실리콘(a-Si)으로 구성했다. 향후 2기 라인은 TV용 OLED에 적합한 옥사이드(IGZO) 라인으로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BOE⋅CSOT 모두 TV용 OLED 라인에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잉크젯프린팅 공정을 도입하지 않으면 금세 기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P10이 양산에 들어가는 2019년 안에 공정을 안정화 시키려면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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