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애플이 독일 오스람옵토세미컨덕터(OSRAM Opto Semiconductors)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디스플레이로 탑재한 애플워치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비해 긴 배터리 수명과 휘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련 후방산업 발달이 미숙해 전사공정 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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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9월 출시한 애플워치시리즈2. / 애플 제공



애플, 오스람과 마이크로LED 제작에 뛰어들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독일 오스람의 LED칩 자회사인 오스람옵토세미컨덕터와 애플워치용 마이크로LED를 개발 중이다. 양산 개발에 성공하면 오스람은 6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수준인 LED 생산능력을 월 12만장으로 6배 늘릴 계획이다.


6인치 웨이퍼 1장의 넓이는 약 1만8232mmᒾ다. 새로 나온 애플워치시리즈2 42mm제품의 디스플레이 넓이는 약 562mmᒾ다. 수율 가정 없이 산술적으로 나누면, 6인치 웨이퍼 1장 애플워치 32개분의 마이크로 LED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수율을 50%로 가정하면 6인치 웨이퍼 한 장으로 애플워치 16개, 웨이퍼 12만장으로는 190여만개를 만들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애플워치2 판매량은 110만대였다. 월 판매대수로는 평균 34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크로LED 수율이 50% 이하라도 일단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마이크로LED는 100㎛(마이크로미터)이하의 크기를 가진 초소형 LED를 뜻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길어 주목받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 중 하나다. 적녹청(RGB)색의 마이크로LED를 만들어 패널에 옮겨 직접 서브픽셀을 만들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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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LED 어레이(왼쪽)와 개별 칩(오른쪽).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애플이 마이크로LED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애플이 애플워치에 마이크로LED를 탑재하려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배터리 수명 확보다. 스마트워치에서 가장 전력소모가 많은 부품은 디스플레이다. 기존 애플워치에 탑재되는 OLED를 마이크로LED로 바꿀 경우, 디스플레이 부분의 소비전력은 최소 5분의 1이하로 줄어든다. 애플이 마이크로LED를 탑재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두번째는 높은 시인성이다. 햇볕이 강한 상황 속에서 디스플레이가 잘 보이려면 휘도가 높아야 한다. LED의 휘도는 OLED의 휘도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햇볕과 상관없이 화면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OLED 중 가장 휘도가 높은 갤럭시노트7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1048니트(nits)였으며, 소니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시제품인 ‘클레디스’는 1000니트의 휘도를 기록했다.


LED의 휘도는 보행용 신호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백열전구를 넣어 낮에 신호를 잘 보지 못했던 2005년 전후까지의 신호등과 달리 최근의 LED신호등은 햇볕이 강한 때에도 신호를 정확히 볼 수 있다.


세번째는 디스플레이 소자 자체의 수명이다. LED의 수명은 최소 10만 시간인데, OLED 중 가장 수명이 짧은 청색 소자는 1만시간 이하에 불과하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양산은 첩첩산중



그러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의 양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자를 기판에 나란히 붙이는 전사기술이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지난 2014년 인수한 마이크로LED업체 ‘럭스뷰테크놀로지(LuxVue Technology)’와 미국의 ‘엑스셀레프린트(X-celeprint)’, 일본의 소니가 이 분야의 연구에 가장 적극적이다.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마이크로LED의 전사방식을 개발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그나마 지난 6월 미국의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인포콤2016(InfoComm 2016)’에서 소니가 공개한 ‘클레디스’가 괄목할만한 성과로 꼽힌다. 소니는 가로 453mm, 세로  403mm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유닛을 여러장 만들어 합쳤다. 소니는 클레디스의 발표이후 마이크로LED의 전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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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지난 6월 공개한 클레디스 활용예시. / 소니 제공



마이크로LED의 종류 역시 전사기술과 함께 수율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연구용 마이크로LED는 플립형과 수직형이 검토되고 있는데, 현재의 소자 제작상의 수율은 플립형이, 전사 상의 수율은 수직형이 높다.


수직형 LED는 제작과정에서 사파이어 기판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떼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수율이 뚝 떨어진다. 대신 소형화가 될수록 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소형화에 적합하다. 전사 과정에서는 바닥에 붙는 자체로 전극의 한쪽이 연결되기 때문에 기술 난이도가 낮다. 럭스뷰의 특허에 채택된 방식이다. 애플의 마이크로LED가 수직형 LED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플립형 LED는 사파이어 기판을 뗄 필요가 없다. 반대쪽으로 음극과 양극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사과정에서 음극과 양극을 정확히 맞춰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 난이도가 높다.



후방기술 뒷받침 필요



LED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후방기술과 산업이 발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탁 한국광기술원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기술수준은 진공픽업장비를 이용해 마이크로 LED소자를 하나씩 붙이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마이크로LED의 전사, 불량 마이크로LED를 검사하는 측정장비, 이를 고치는 칩리페어 기술 등의 기반기술과 후방산업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한 국내업체들의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부적으로 30㎛의 마이크로LED를 이용해 105인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봤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한 드라이버 칩셋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개발 경쟁을 시작한 가운데 어떤 결과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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