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봉지 기술로 각광받던 원자층증착(ALD) 공법의 양산 적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BOE와 CSOT⋅티안마까지 바이텍스 공법을 도입키로 결정하면서 OLED용 ALD 봉지 장비는 사실상 설 자리가 사라졌다.



후발주자까지 모조리 바이텍스

 



CPI OLED/OPV prototype line photo

▲영국 공정혁신센터에 설치된 OLED용 ALD 장비. /공정혁신센터 제공



현재 플렉서블 OLED 봉지 공법의 대세는 바이텍스다. 유기물-무기물-유기물을 번갈아 적층해 유기재료를 산소⋅수분으로 부터 보호하는 기술이다. 원래 유⋅무기물을 7층까지 쌓아 올렸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3층까지 줄였다. 공정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 산소⋅수분 침투를 막는 무기물층은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를 사용한다. 이 분야에서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장비가 국내외 양산 라인에 대부분 채택됐다. 


무기물 증착면 평탄화와 탄성 확보가 목적인 유기물층은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이용해 인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미국 카티바 장비를 도입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개발한 장비를 양산 라인에 적용키로 했다. 중국 BOE⋅CSOT는 카티바 장비를, 티안마는 LG전자 PRI 장비를 각각 발주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후발주자들까지 바이텍스 공법을 봉지 공정에 잇따라 도입하는 것은 양산성이 충분히 검증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탕정 A3 6세대 OLED 라인에 도입해 성공적으로 양산했기 때문에 실패 위험이 그 만큼 적다. 


바이텍스 특허는 2011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한 이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특허 분쟁 가능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바이텍스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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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서블 OLED. /헨켈 제공



ALD는 왜 OLED 봉지공정에서 멀어졌나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후발주자들이 특허 회피를 위해 ALD 공법을 봉지 공정에 도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ALD 공법은 고순도 알루미나(Al₂O₃) 처럼 안정된 물질을 원자 단위로 증착하는 게 골자다. 바이텍스 공법에 쓰이는 PECVD 보다 더 치밀한 박막을 성장시키기 때문에 산소⋅수분 보호 기능이 뛰어나다. 바이텍스는 산소⋅수분 침투 시간을 지연시키는 수준이라면, ALD 원천적으로 막는 원리다. 여기에 플렉서블 OLED의 곡률반경을 바이텍스보다 더 작게 꺾을 수도 있다. 


그러나 ALD 봉지 공정은 선발 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손을 떼면서 양산 도입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 라인을 구축하기 전인 2014년 2월 미국 시노스(비코가 인수)로부터 파일럿용 ALD 봉지 장비를 구매했으나 실제 양산라인 도입은 포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LD 봉지 공정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 됐으나 도입 비용에 비해 효용이 크지 않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ALD를 활용하면 곡률반경을 3r(반지름이 3mm인 원통을 감싸는 각도) 이하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3r 이하에서는 봉지층에 앞서 박막트랜지스터(TFT) 층 내부의 저온폴리실리콘(LTPS)이 버티지를 못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ALD 봉지 공정을 선행 개발 차원에서만 다루고, 양산 개발에서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비코는 시노스의 ALD 비즈니스 자체를 한국에서 철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LD를 도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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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LG그룹 제공



LG디스플레이는 ALD 봉지 공정의 늦은 작업 속도 때문에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LD는 고온의 진공챔버 안에서 Al₂O₃를 증착해주는데, Al₂O₃가 OLED 패널은 물론 챔버 내부에 치밀하게 달라 붙는다. 이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고 장비를 가동하면 이물질이 챔버 내를 돌아다니면서 OLED 층에 붙어 불량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이를 한번 가동할 때 마다 일일이 긁어 내기에는 작업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당초 바이텍스와 ALD 공법을 놓고 비교했으나 ALD 공법은 챔버 클리닝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 양산 라인을 그대로 카피하고 있는 BOE는 장비 발주 현황을 보면 ALD를 도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청두 B7 라인에 AMAT의 PECVD와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그대로 발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이 특허 분쟁을 무릅쓰고 바이텍스 공법을 도입하는 것은 그 만큼 양산성에서 앞선다는 뜻”이라며 “한동안 ALD가 양산 라인에 도입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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