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표 교체 사태를 촉발했던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한 분기 만에 흑자 반전했다. 1분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던 LCD 신공정을 철회하면서 손실이 줄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량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1조8000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1조6000억원을 OLED에 추가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흑전 원인은 BCS 철회



삼성전자는 28일 실적공시를 통해 디스플레이 부문이 매출 6조42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분기 대비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00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은 블랙매트릭스컬럼스페이서(BCS) 공정 철회가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BCS는 픽셀끼리 빛이 간섭하지 않게 넣어 주는 검은색 음영인 블랙매트릭스(BM)와 액정을 채워주기 위해 공간을 만들어주는 컬럼스페이서(CS)를 합친 소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CS 공정 도입으로 패널 두께와 생산 원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수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지난 1분기 오히려 손실만 커졌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LCD 라인에는 BCS 도입을 전면 철회했고, 중국 쑤저우 LCD 라인에만 BCS가 극히 일부 적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BCS를 도입할 때 LCD 생산 쪽에서 극구 반대했던 이유가 수율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비록 단기 실적은 회복했지만, BCS 철회로 LCD 사업 장기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형 OLED 사업환경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평판(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A2 라인의 감가상각이 2분기부터 순차 종료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A2는 1번부터 7번 라인까지 양산 가동 중인데, 이 중 1번 라인의 감가상각이 지난 4월부터 종료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5월 양산 가동 이후 보완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감가상각 ‘0’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추가 수익을 낼 여지가 그 만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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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 감가상각 종료 시점 추정. /KIPOST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비보⋅오포 등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 하이엔드급 모델에 OLED 적용하기를 원한다”며 “OLED 생산원가는 더 싸졌는데, 판매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OLED 3조 4000억원 투자



OLED 부문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시설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부문을 구분하지 않고, 1분기에 1조8000억원, 2분기에 1조6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중소형 OLED 분야에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원판투입 기준 6세대(1500mm X 1850mm) OLED 월 1만5000장 규모 건설에 통상 2조원(건물포함) 정도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3만장 정도의 설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공장을 마련해 둔 탕정 A3 라인에 설비만 반입한 덕분에 투자 금액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2분기부터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탕정 A3 라인에 대한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중 애플 전용라인으로 구축해야 할 양이 6세대 월 9만장 정도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최소 갑절의 투자금액이 OLED에 더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 라인과 별도로 베트남에 OLED 후공정 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미 삼성물산이 9294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박닌성 예퐁 산업단지에 후공정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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