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에 ‘바이텍스’ 공법을 도입한다. 바이텍스는 수분⋅산소 노출에 취약한 OLED 상단에 유⋅무기물을 적층해 봉지(encapsulation)함으로써 내구성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1년 미국 바이텍스로부터 관련 특허를 매입, A2⋅A3 라인에 독점 적용 중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라이선스 등 바이텍스 특허 확보 전례가 없어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특허 분쟁 불씨를 남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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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14년 선보인 ‘라이프밴드터치’.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플렉서블 OLED로 만들어졌으며, 당시에는 절연층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봉지 기술이 적용됐다. /LG전자 제공 



LG전자 PRI가 장비, LG화학이 소재 개발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 ‘E5’ 라인 박막봉지 공정에 바이텍스 기술을 도입키로 했다. 


바이텍스는 전공정이 끝난 OLED에 유기물-무기물-유기물을 번갈아 적층해 OLED 발광층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유기물로는 아크릴계 모노머가 쓰이며, 무기물은 주로 고순도 알루미나(Al₂O₃)가 사용된다. 가운데 Al₂O₃가 실제 수분⋅산소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하고, 아크릴계 모노머는 봉지층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원래 바이텍스사가 관련 기술을 처음 개발할 때는 유⋅무기물을 7층으로 쌓아 OLED 층을 보호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A3 라인에서 3개 층만 쌓아 공정 시간을 단축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으로부터 유기물 적층에 필요한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도입키로 했다. 아크릴계 모노머 공급사는 LG화학⋅삼성SDI⋅덕산네오룩스 3사가 경합한 결과, LG화학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박막 봉지 공정에 쓸 수 있는 여러 기술들을 검토해 본 결과 바이텍스 방식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결론냈다”며 “이미 장비를 제작해 양산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E5는 원판 투입 기준 6세대(1500mm X 1850mm) 월 7500장 생산 규모로, 내년 상반기가 양산 가동 목표다.



특허 문제 어떻게 회피할까



LG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 봉지 기술로 바이텍스를 선택하면서 특허 이슈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관건이다. 유⋅무기물을 교차로 적층하는 바이텍스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1년 매입한 이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이전 바이텍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일부 회사들은 해당 기술을 이용할 수 있지만, LG디스플레이가 라이선스를 받은 기록은 없다. 향후 바이텍스 기술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간 특허 분쟁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 CSOT 등 후발 주자들은 바이텍스 기술이 아닌 원자층증착(ALD)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ALD는 유기물을 원자 단위로 쌓아 올려 수분⋅산소 투과를 완벽하게 막는 방법이다. 그러나 ALD 장비를 이용해 균일한 박막층을 만드는 게 워낙 어렵고, 공정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미국 비코로부터 ALD 장비를 도입해 양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었으나 최종 철회한 바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경기도 파주 AP2-E2 라인(4.5세대)에는 3층의 절연막(passivation, 주로 SiOx 및 SixNy)을 형성시키는 하이브리드 박막 봉지 기술을 적용했었다. 그러나 첫 6세대 OLED 라인인 E5에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BOE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바이텍스 기술을 봉지 공정에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바이텍스 기술을 후발주자 견제용으로 사용한다면, 다시 한 번 디스플레이 업계 소송전이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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