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8월 공개할 ‘갤럭시노트’ 차기작부터 곡면(엣지) 터치스크린을 내재화한다.  그동안 ‘애드-온(add-on)’ 타입으로 제작하던 터치센서를 디스플레이 일체형으로 교체, 경박단소화와 원가절감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외부 협력사로부터 수급하던 필름형 터치센서 필요 없이 디스플레이 공정 상에서 터치센서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어서 관련 후방산업에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갤럭시S 엣지 시리즈 곡면. 그동안 엣지 시리즈에는 GF2 방식의 TSP를 적용했으나 이번 갤럭시노트 차기작 부터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가 쓰인다. /삼성전자 제공




평판 OLED에는 OCTA, 엣지형 OLED에는 Y-OCTA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노트 차기작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센서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오는 8월 출시되는 갤럭시노트 차기작은 평판 모델 없이 양 끝이 살짝 휜 듀얼 엣지 모델만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된 터치센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갤럭시S7’처럼 평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일체형(OCTA, On Cell Touch Amoled) 기술이 사용됐다. OLED 제조 공정 중 봉지(인캡) 유리 상단과 편광판 사이에 인듐주석산화물(ITO)을 패터닝하는 방식이다. 


반면 ‘갤럭시S7 엣지’ 처럼 플렉서블 OLED가 적용된 모델은 협력사가 만든 필름형 터치센서를 커버유리에 부착시키는 ‘GF2’ 방식으로 생산했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기술이 경박단소화에 유리하고 생산 원가도 싸지만, 플렉서블 OLED에 구현하기에는 수율이 저조한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까지 엣지 모델 만큼은 외부 협력사를 통해 터치센서를 조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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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A 구조. 봉지(인캡) 유리 위에 ITO가 패터닝된다. Y-OCTA는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유리가 아닌 봉지 필름 위에 알루미늄 메탈메시가 올라가는 점이 다르다. /전자부품연구원 제공 



그러나 갤럭시노트 차기작 부터는 평판 OLED, 플렉서블 OLED 구분 없이 모두 디스플레이 일체형으로 터치센서를 제조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플렉서블 OLED용 터치센서를 ‘와이옥타(Y-OCTA)’로 명명했다. ‘와이(Y)’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브랜드 명인 ‘윰(Youm)’의 약자다. 


평판 OLED에는 OCTA, 플렉서블 OLED에는 Y-OCTA가 사용되는 셈이다.



메탈메시 터치센서 첫 상용화



Y-OCTA와 기존 OCTA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터치센서의 소재다. 기존 OCTA는 ITO를 증착해 터치센서를 패터닝했지만, Y-OCTA는 알루미늄 메탈메시 방식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터치센서로 ITO가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탈메시는 터치 감도가 좋고, 유연성도 뛰어나 플렉서블 OLED용 소재로 각광받아 왔다. 그러나 터치 전극이 OLED 픽셀과 간섭을 일으키는 문제 때문에 실제 스마트폰에 양산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사진=에반블라스 트위터

▲갤럭시노트 차기 모델 렌더링 이미지. /에반 블라스 트위터




삼성디스플레이는 각 픽셀간 배선 부분에 메탈메시 전극을 정확하게 포개는 방법으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적⋅녹⋅청 픽셀 사이사이 배선에 메탈메시를 일치시켜 놓으면, 픽셀들과 전극간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방법을 써도 화면을 보는 각도에 따라 픽셀과 메탈메시 소재간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TV와 달리 시청 각도가 일정한 스마트폰은 이 같은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전극층을 패터닝하는 층의 물성이 다른 것도 OCTA와 Y-OCTA의 차이다. 기존 OCTA는 유리 소재 위에 ITO 층을 증착하지만, Y-OCTA는 박막봉지용 유기물 위에 메탈메시층을 패터닝 해야 한다. 패터닝은 스퍼터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OLED 공정이 끝난 뒤 마스크를 씌우고 원하는 부분에 메탈메시를 증착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면에 메탈 소재를 입힌 뒤 필요 없는 부분을 에칭(식각)으로 날려버리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배선 부분에 정확하게 전극을 일치시키기에는 불리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Y-OCTA, 수율 98% 이상 보장되어야 성공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Y-OCTA 공정 도입이 큰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미 완성된 필름형 터치센서를 OLED에 갖다 붙이던 기존 방식과 달리, 봉지층에 바로 메탈메시를 패터닝 하면 불량에 따른 손실액이 큰 탓이다.


예컨대 필름형 터치센터에 불량이 생기면 필름만 떼어 폐기하고 OLED는 재사용할 수 있다. 봉지층에 터치센서를 만들다 실패하면 OLED 패널 전체를 폐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Y-OCTA 공정 수율이 최소 98% 넘겨야 비용 대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Y-OCTA 수율 향상을 위해 상당기간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한편,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의 Y-OCTA 프로젝트는 터치스크린 업계에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필름형 터치센서를 공급하던 알프스전자⋅동우화인켐(일본 스마토모화학 자회사)과 디스플레이 후공정 업체인 에스맥 등에 장기적인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Y-OCTA는 그 자체로 혁신적인 공정이지만 터치스크린패널(TSP) 관련 업계에는 날벼락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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