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LCD를 생산하는 천안 L7 1라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탕정 A3 라인과 별개로 4~6조원의 투자금을 추가 집행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증설을 추진 중인 A3가 이미 수용 능력에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방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L7-1 라인, 생산 중단하고 OLED로 전환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용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L7-1은 TV용 LCD(1950mm X 2250mm)를 월 15만장씩 생산하는 공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7-1의 가동을 멈추고, 관련 설비를 외부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하는 공간에는 6세대 OLED 설비를 들여 놓기로 했다.


당초 5세대(1100mm X 1300mm)급 LCD를 생산하는 L6도 관련 설비 매각 후, OLED 용도 전환이 추진됐으나 6세대 OLED 설비를 들여 놓기에는 층고(높이) 확보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2016년 4월 6일자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LCD 사업서 손 뗀다...L6 가동중단 방침” 참조).


삼성디스플레이는 L7-1라인의 OLED 전환을 최대한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애플 전용라인을 증설 중인 A3의 수용 가능 공간은 6세대 월 12만장 정도가 한계이기 때문이다. A3는 작년에 이미 1만5000장분 양산 가동을 시작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전용 라인으로 구축 중인 설비 규모가 월 9만장분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나 중국 화웨이⋅비보⋅오포 등에서 OLED 공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애플 외 고객사를 위한 증설도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7-1 장비 매각 후 OLED 전환 방침을 확정하고, OLED 장비 회사들과 장비 반입 스케줄 및 가격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규모는 월 3만장에서 4만5000장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는 4조원~6조원 정도가 L7-1라인에 투입될 전망이다. 통상 6세대 OLED 월 1만5000장 규모 투자에 2조원 정도가 들어간다.


향후 투자 스케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장비들의 새 주인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에 달렸다. 앞서 지난해 중국 트룰리에 매각된 L5의 경우, 매각 방침을 세우고 실제 장비가 반출되는데 반년 이상 소요됐다. 그나마도 아직 노후 장비의 절반 정도는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플렉서블 OLED 적용된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삼성전자 제공



새로운 OLED 공장 공간 확보가 절실한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L7-1 인수자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찾으려 하겠지만, 최근 LCD 시황이 워낙 좋지 않은 게 걸림돌이다. 


L5처럼 장비 반출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면, L7-1의 실제 투자 시점은 빨라도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장비 업체에 주는 구매주문(PO)은 이보다 조금 더 빠른 올 연말쯤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탕정 단지 남쪽에 A4(가칭) 라인 신설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이나, 최근 시황이 좋지 않은 LCD 라인 용도 전환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