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투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관련 장비⋅소재⋅부품 시장에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OLED 핵심 전공정 장비인 증착장비를 일본 캐논도키가 독점한 탓에 후발 업체들이 양산 투자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당장 섀도마스크도 공급부족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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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P 로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전략적 관계를 맺어온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으로부터 섀도마스크를 수급하지 못할 경우, 후발주자들은 당장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섀도마스크, OLED 전공정 수율에 직결

 

섀도마스크는 증착 공정을 시행할 때, 기판의 원하는 위치에만 발광재료가 묻을 수 있게 해주는 소모성 부품이다. 유리기판에 섀도마스크를 씌어 놓고 아래서 발광재료를 기화시키면, 섀도마스크 표면에 구멍이 뚫린 부분에만 재료가 증착되는 원리다. 

 

주로 니켈화합물 재질을 이용해 10~20마이크로미터(μm) 두께로 만든다. 문제는 두께가 워낙 얇다 보니 기판에 씌웠을 때, 가운데 부분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처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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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M 공정을 나타낸 그림. /선익시스템 제공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장기로 섀도마스크 네 변을 당기고, 증착기 상단에 자석을 달아 다시 한번 고정시켜 준다. 그러나 증착 공정이 워낙 고온에서 이뤄지다 보니 열팽창에 의해 다시 처지게 된다. 

 

섀도마스크가 열팽창에 의해 아래로 처지면 증착공정 수율에 직격탄이 된다. 적색⋅녹색⋅청색 발광재료가 기판의 정확한 위치에 가서 붙어야 하는데, 뒤틀린 섀도마스크 탓에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OLED 모델마다 허용오차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증착공정의 허용오차는 수 μm 이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A3 라인에서는 577ppi(가로⋅세로 1인치 안에 픽셀 수가 577개라는 뜻)급의 OLED를 생산하는데, 증착공정의 허용 오차는 불과 1μm다. 섀도마스크가 약간만 틀어져도 불량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열팽창 제어가 가능하고, 발광재료를 정밀하게 증착할 수 있게 해주는 섀도마스크 공급사의 존재는 OLED 생산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6세대 공급 경험 있는 회사는 DNP 뿐

 

문제는 세계적으로 6세대급 OLED용 섀도마스크를 양산해본 회사가 일본 DNP 밖에 없다는 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초창기부터 DNP로부터 섀도마스크 수급해오면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전용 라인 투자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섀도마스크 수요량이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에, DNP는 삼성디스플레이 외 다른 회사에 섀도마스크를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섀도마스크는 세정 후 몇 번 재사용 할 수 있지만, 수 사이클 사용 후에는 폐기해야 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또 완제품의 스펙이 바뀌면 섀도마스크 역시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DNP가 삼성디스플레이에 섀도마스크를 공급하기에도 생산능력이 벅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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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위치한 DNP 본사. /DNP 홈페이지 캡처

 

만약 DNP로부터 섀도마스크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남는 대안은 일본의 토판프린팅과 우리나라의 풍원정밀 정도다. 풍원정밀은 LG디스플레이 향(向) 섀도마스크 샘플 공급 후, 양산 승인을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판프린팅과 풍원정밀은 아직 6세대 OLED용 섀도마스크를 양산공급해 본 경험이 없다. 기판이 커지면 섀도마스크 크기도 1대 1로 커져야 하는데, 섀도마스크가 클수록 중력에 의한 처짐 현상이나 열팽창 정도가 더 커진다. 통상 증착장비를 반입하고, 양산 안정화 시키는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잡는데 두 회사의 경우 이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2 라인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삼성디스플레이도 A3 라인 증착 라인 안정화에 8개월이나 걸렸다”며 “만약 DNP에서 섀도마스크를 수급하지 못하면 초창기 생산에 적지 않은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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