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산화물 반도체(옥사이드, Oxide) 전환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샤프∙LG디스플레이 등 경쟁사에 비해 옥사이드 기술이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경쟁사들은 이미 8세대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보유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 5세대(L6) 라인에서만 옥사이드 기반 디스플레이를 생산해왔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AM OLED로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오히려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2월 안에 5세대 옥사이드 LCD 라인을 정리하고, 8세대 비정질실리콘(a-Si)을 옥사이드로 점차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비정질실리콘(a-Si) 기반 8세대 LCD 라인을 옥사이드로 전환하려면 양산 기술 확보뿐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보완투자도 필요하다. 후방 산업 수혜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옥사이드 투자로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애플향 옥사이드 LCD 5세대에서 8세대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탕정 L8(8세대) LCD 라인 중 일부를 옥사이드로 전환했다. 애플에 옥사이드 LCD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용 옥사이드 LCD는 천안 L6(5세대)에서만 생산해왔다. 그러나 샤프 등 경쟁사에 비해 공정 수율이 낮은 데다 생산성면에서도 밀리는 상황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 달부터 애플에 공급할 10.5인치용 옥사이드 LCD 샘플 생산에 돌입한다. 기존 L6 라인을 담당하던 인력 중 상당수가 전직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샘플 승인을 거친 후 4분기 양산에 들어간다.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태블릿PC 모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8세대 옥사이드 LCD 월 1만장 수준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기존 6세대 라인 원장으로 월 4만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최종 요구한 생산능력은 8세대 월 3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북PC 및 태블릿PC용 옥사이드 LCD 생산 목적인 만큼 기존 8세대 라인과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우선 유리기판을 얇게 가공하기 위한 식각 라인이 추가되거나 지그 등 공정 세부 사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8세대 LCD TFT 공정은 원판 유리를 4등분한 후 가공했지만, 옥사이드 라인은 6등분 후 처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향 옥사이드 라인 전환과 별도로 TV향 8세대 옥사이드 LCD 전환도 추진 중이다. 

당장 내년까지 탕정 공장 내 8세대 라인 2개가 옥사이드 공정으로 완전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4K~8K 등 차세대 퀀텀닷 LCD TV용 패널뿐 아니라 화이트 OLED 패널 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목표로 8세대 W OLED 패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때 TFT는 기본으로 옥사이드 공정이 필요하다. 

 

BOE∙CSOT 등 중국 업체들이 10세대급 아모퍼스 LCD 라인 투자에 돌입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옥사이드 라인으로 고가 디스플레이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즉 양에서 질로 사업 무게 축을 옮긴 셈이다. 

 

대신 시장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하다. 8세대 기준 아머포스 라인을 옥사이드로 전환하면 30% 가량 생산능력이 줄어든다.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옥사이드 전환 수혜는 

 

 

현재 고가 디스플레이용 TFT는 중소형은 아모퍼스에서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대형은 옥사이드로 전환해야 한다.

 

아모퍼스 기반 LCD는 공정이 간단하고 생산비가 낮지만, 고해상도 구현이 어렵고 전력 소모가 많다. 중국 업체들도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 장벽도 낮다. 

 

반면 LTPS나 옥사이드는 중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이다. 

 

투자 금액으로 보면 LTPS가 옥사이드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옥사이드는 대면적이어서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우선 LTPS와 옥사이드 전환에 공통으로 필요한 퍼니스 열처리 장비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현재 TFT 가공 열처리 장비는 세계적으로 테라세미콘과 비아트론 밖에 못한다. 기술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중소형 LTPS와 대형 옥사이드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면 공통으로 필요한 열처리 장비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는 열처리 장비 공급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벤더를 발굴할 가능성이 높다. 

 

테라세미콘과 비아트론 두 회사는 당분간 수주 대박뿐 아니라 공급부족 사태로 수익성도 어느 정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용 소모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수혜가 기대된다. TFT 가공용 블랭크 마스크를 공급하는 에스앤에스텍과 나노신소재가 대표적이다. Oxide는 기존 a-Si 대비 20% 이상 많은 블랭크 마스크가 필요하다. 나노신소재는 옥사이드 공정 증착에 필요한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 타겟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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