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OLED 투자로 후방 산업 수혜 업체들이 쏙쏙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과거 액정디스플레이(LCD) 투자 활황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후방 수혜 업체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LCD는 백라이트유닛(BLU), 발광다이오드(LED), 편광필름 등 다양한 업종 및 업체들이 후방 공급망(SCM)을 형성했다. 반면 OLED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다수 공정을 내재화하고 있고, 핵심 소재는 일본, 미국 등 해외 업체들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OLED는 LCD에 비해 후방 SCM이 단출한 편이다. 

 

우선 OLED 투자로 인한 ‘낙수효과(Tricle Down)’는 장비 업종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향후 OLED 시장이 초기 단계를 지나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면, 일부 국내 소재 업체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장비 호황, OLED 산업이 열다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 수혜폭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 국내 장비 산업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기업을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allower)’의 역사였다. 이들 기업이 개발한 장비를 벤치마킹해 국산화하는 수순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원천 기술이 취약하다 보니 국내 장비 업체들은 호황기에도 주가수익배율(PER) 15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그쳤다. 

 

하지만 OLED 장비는 다르다. OLED 핵심 장비 중 국내 업체들이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먼저 개발한 것이 적지 않다. 

 

OLED 백 플레인(backplane) 공정에 쓰이는 열처리(퍼니스) 장비가 대표적이다. OLED TFT 가공용 열처리 장비는 비아트론, 테라세미콘 같은 국내 업체들이 해외 기업들보다 먼저 개발해 상업화했다. 원천 기술 수준도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비아트론과 테라세미콘 모두 기술 수준이 높지만, 시장에서는 비아트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를 인정받는 분위기다. 

 

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종속돼 있는 반면 테라세미콘은 특정 고객사에 의존하지 않는다. 인라인 및 배치 타입에 상관없이 장비를 공급할 수 있고,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OLED 시장 노출도도 높다. ‘팔방미인’ OLED 장비 업체로 손꼽힌다. 

 

비아트론은 중소형 OLED용 LTPS 열처리 장비뿐 아니라 대형 OLED에 쓰이는 산화물 반도체(Oxide)용 열처리 장비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고객사 외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도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아트론 열처리 기술이 테라세미콘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의 폴더블 AM OLED 전용라인 투자 때 애플이 비아트론 장비를 기본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문도 있다. 

 

 

 

 

 

 

 

 

OLED 가공 레이저 장비 수요 폭증 

 

 

OLED 가공을 위한 레이저 장비 수요도 상당하다. 국내 장비 업체들이 독보적이라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특정 분야에 주력해온 바 상당 기간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OLED 레이저 장비 기술로 가장 주목받는 업체가 AP시스템이다. 이 업체는 아모퍼스(a-Si) TFT를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전환해주는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생산한다. 폴더블 아몰레드 생산을 위한 큐어링(PI를 굳히는 열처리 장비), LLO(유리 기판을 떼어내는데 쓰이는 레이저 장비) 등도 생산한다. 

 

지난 달 금액을 표기하지 않은 백지 공시를 내면서 주식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폴더블 AM OLED 생산을 위한 후공정 레이저 장비 업체들도 주목할 만하다. 폴더블  AM OLED기판을 자르는 레이저 장비는 제이스텍∙이오테크닉스∙로체시스템스 등이 공급한다. 폴리이미드(PI) 기판에 디스플레이 칩을 부착해 모듈을 만드는데 쓰이는 레이저 장비는 제이스텍∙톱텍 등이 공급한다. 

 

PI는 열에 민감해 최적화된 레이저 가공 기술이 요구된다. 제이스텍과 톱텍은 오래 전부터 칩온폴리이미드(CoP) 공정용 레이저 장비 개발에 집중해왔다. 

 

영업적인 측면에서 톱텍보다는 제이스텍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디스플레이 후공정 투자 물량 중 60~70%는 제이스텍이 확보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레이저 장비는 해외에 다수 경쟁 업체들이 존재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OLED 분야에서 1~2년 가량 앞선 기술을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OLED용 증착검사장비도 주목할 만

 

 

OLED 검사 장비로 가장 크게 주목받은 업체는 HB테크놀로지다. 이 업체는 OLED 셀 박막 두께 검사장비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서 깜짝 등장했다.  

 

후공정 분야에서는 고영테크놀로지가 단연 돋보인다. 이 회사는 비전 3D 검사장비 세계 1위 업체다. 인쇄회로기판(PCB)에 반도체 등 부품을 올리기 전 검사하는 장비와 부품을 실장한 후 검사하는 장비를 세트로 납품한다. 

 

지난 2014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거점 베트남 공장에 3D 검사장비를 독점 납품한 바 있다.  

 

HB테크놀로지는 전 공정에서, 고영테크놀로지는 후공정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분간 경쟁사들이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OLED 공정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증착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캐논 도키가 독보적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 선익시스템은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에 6세대 라인 월 7500장 규모 증착 장비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상장사 동아엘텍이 70%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자동화장비(FA)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대형 W OLED용 증착 장비를 개발해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W OLED용 증착 장비 상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일본 야스 뿐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 W OLED 투자를 기회로 증착 장비를 상업화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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