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간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합작 투자 규모가 최종 확정됐다. 양측은 AM OLED 설비 규모와 합작 조건을 놓고 지난 10월 말부터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왔으며, 지난주 관련 합의를 마무리했다.


삼성과 애플의 합작 규모는 기존 플렉서블 AM OLED을 생산하는 탕정 A3 1단계 라인의 6배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반입 기간이 긴 특정 외산 장비에 대한 발주에 들어갔다. 늦어도 다음 달 안에 나머지 장비들에 대한 발주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작 스케줄을 감안하면 애플은 2018년이 아닌 2017년 하반기부터 AM OLED를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할 수도 있다.



SDC, 일본 도키에 증착장비 발주



이번 삼성과 애플의 합작 투자 규모는 6세대(1500mm X 1850mm) 원판 투입 기준 월 9만장 수준이다. 종전 삼성디스플레이 A3 1단계 라인의 양산 규모가 6세대 월 1만5000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총 6배 규모의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투자 금액은 약 12조원에 육박하며, 애플은 투자 금액의 최대 절반을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애플이 합작 규모를 확정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지난주 일본 도키(tokki)사에 AM OLED용 증착장비를 발주했다. 1차 발주 규모는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3~4월과 6~7월쯤 3만장분씩 추가로 설비를 발주할 예정이다.


AM OLED용 증착 장비는 반입 기간만 1년으로 양산 안정화 기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가동에 1년 6개월 정도가 걸린다. 투자 규모가 확정되자 마자 일본 도키에 가장 먼저 장비를 발주한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1월 봉지⋅열처리⋅레이저⋅모듈⋅검사 등 나머지 장비들에 대한 발주 작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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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017년 3Q 700만개-2018년 1Q 2100만개 수급 가능



남은 이슈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언제부터 얼마 만큼의 AM OLED를 구매해 갈 것이냐는 점이다. 우선 이번 합작 투자 이후 애플 전용 라인에서 만들어질 AM OLED의 양을 따져 봐야 한다.


통상 6세대 원판을 월 1만5000장 투입했을 때 최대로 얻을 수 있는 AM OLED의 양은 5인치 스마트폰용 350만개다. 6세대 AM OLED 1개 라인을 가동하면 ‘갤럭시S6 엣지’ 350만개를 매월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계산대로라면 애플은 2017년 하반기부터 5인치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AM OLED를 월 700만개씩 수급할 수 있다. 2018년 상반기에는 월 2100만개씩 수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높은 수율이 꾸준하게 유지될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양품은 이보다 적을 수도 있다.


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최종 애플리케이션의 형태다. 애플이 AM OLED를 이용해 어떤 제품을 만들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만약 5~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을 만든다면 수급량에 변화가 없겠지만, 이보다 큰 형태의 기기를 만든다면 AM OLED 개수 자체는 줄어들게 된다.



애플 2017년 아이폰 프리미엄 모델에 AM OLED 적용할 수도





 

외신에서는 애플이 2018년부터 아이폰에 AM OLED를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KIPOST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의 합작 투자 스케줄을 감안하면 2017년 하반기부터 소량 적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주 발주를 낸 일본 도키사의 증착장비가 2016년 12월에 반입되면, 실제 가동되는 시기는 2017년 5~6월 정도가 된다. 여기서 나오는 AM OLED의 양은 월 700만개 정도다.


애플이 2017년 10월에 내놓을 ‘아이폰7S(가칭)’에 전량 AM OLED를 적용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할 양으로는 충분하다.


애플은 아이폰을 정식 출시하기 전 9000만개의 부품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 9월까지 2100만개(700만개X3개월)를 수급할 수 있다면 메인 모델로는 힘들고 ‘아이폰5C’처럼 틈새 모델 제작이 가능하다. 다만 AM OLED가 고가인 만큼 보급형 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할 것이다.


최근 아이폰6S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아이폰7이 조기 출시될 수 있다는 점도 애플이 AM OLED로 새로운 시도를 할 가능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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